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련 성과를 알리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ESG 정보를 허위·과장해 공시할 경우 소송 등 법률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ESG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일반 기업보다 높다며 기업들은 ESG 관련 전략을 적극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법인 율촌과 공동으로 ‘제4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을 개최하고 ESG 시대 리스크 관리 및 신사업 창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포럼은 전세계적으로 경제·경영·사회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고 있는 ESG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리스크 관리 및 정책지원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위키피디아

이날 이영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ESG 관련 법집행 및 소송 동향을 소개했다. 그는 “환경, 안전, 노동, 지배구조 등의 이슈에서 비롯되는 ESG소송은 기업의 사업모델이나 행동양식 자체를 바꾸는 데 궁극적 목표를 둔다는 특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법률리스크는 기존의 부분적이고 간헐적인 법률리스크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기업은 자사가 제공하는 ESG정보를 신뢰성, 비교가능성, 증명 가능성 등 세 가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법률리스크에 비례하는 리스크 심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회사 정보에 대해 심층 조사가 가능한 ‘레드팀(조직 내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팀)’ 운영 방안 등을 제안했다.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ESG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일반 기업보다 높아 기업들이 투자자로부터 ESG 경영에 대한 압력을 점차 강하게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Morning Star)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ESG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SG펀드가 유사한 인덱스투자를 하는 일반펀드의 경우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ESG가 기업의 재무적 가치 창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걸 보여준다”며 “기존의 규제 및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ESG 리스크 관리 전략과는 별개로 새로운 가치창출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ESG가 기업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투자자들도 기업에게 친환경 사업 진출 등 ESG경영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대되고 있다”며 “실제 해외에서는 투자자들이 ESG경영을 요구하며 이사회 이사 선출에 개입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기업들도 ESG 관련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서현정 ERM코리아 대표는 “ESG를 규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도 ESG를 기업 전략으로 완전히 내재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