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을 맞은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뉴 LG’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주사인 ㈜LG는 그룹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를 개편하고, 계열사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친환경 사회적 기업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LG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LG그룹 제공

◇ LG그룹, ESG·내부거래위원회 신설...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LG그룹은 최근 상장 계열사 이사회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해 지배구조의 개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신설된 ESG위원회는 환경과 안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지배구조 등 ESG에 연관된 모든 분야의 경영 사항을 심의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위원회 구성은 사외이사 전원에 각 사의 대표이사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내부거래위원회는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에 대한 심의에 집중한다. 위원회에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 거래나 대규모 내부거래, 상법상 자기거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 내부거래 투명성과 적정성을 심의한다. 구성은 사외이사 3인과 사내이사 1인이며, 내부거래위원회 심의 결과는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한다. 대규모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 등 이사회 부의대상은 내부거래위원회의 심의 후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게 된다.

㈜LG와 상장 계열사들은 현재 사외이사 3인인 감사위원회 구성을 내년 정기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사외이사 4인 전원으로 확대한다. 감사위원회를 보좌하고 업무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내부감사부서도 설치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독립성을 제고를 위해 위원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긴다. 이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한 상시 점검과 평가를 진행하는 한편 추천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방수 ㈜LG 사장

현재 LG그룹의 ESG는 2011년 출범한 사회공헌(CSR)팀이 전담하고 있다. CSR팀은 사회공헌, 동반성장, ESG, 대외협력 등을 담당한다. 이방수 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 이달 중 ESG위원회가 출범하면 CSR팀은 ESG 업무를 위원회에 이관하고 사회공헌에 집중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 상대적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데 이어, 올해에는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주주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 친환경 사회적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 10년간 281곳 지원

LG는 친환경 사회적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LG소셜캠퍼스’를 통해 ESG 경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LG는 올해 서류 전형, 현장 실사, 대면 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에 참가할 친환경 사회적 기업인 ‘LG소셜펠로우 11기’를 선정했다. 딜리버리랩, 루나써클, 리그넘, 리하베스트, 비욘드넥스트, 식스티헤르츠, 에코펄프, 오셰르, 오이스터에이블, 초록별 등 10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와 제품 및 소비문화,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를 접목한 재활용 및 푸드 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환경적 영향력을 창출하고 있다.

프로그램 선정 기업들은 2년간 최대 5000만원까지 맞춤 금융 지원과 사업 안정화를 위한 창업공간 제공 등의 지원을 받는다. 또한 비즈니스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해 필요한 맞춤형 경영 컨설팅 제공을 비롯해 사회적 기업가 공유 네트워크 구축, LG와의 협업과 임팩트 투자 유치까지 지원받는다.

LG그룹이 운영하는 친환경 사회적 기업 지원프로그램 LG소셜펠로우 11기에 선정된 10개 기업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열린 발대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LG그룹 제공

제조업 기반의 창업 초기 단계 기업들은 LG전자의 생산 분야 명장들이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공정, 물류, 설비 등을 직접 컨설팅하고 개선방안을 함께 도출하는 ‘생산성 향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14개의 사회경제적 기업들이 컨설팅을 받아 제조 경쟁력을 높였다. 사회적 기업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산학관 내에 별도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20여개의 독립 사무공간과 회의실, 다목적홀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지원을 받은 ‘LG소셜펠로우’ 10개 회사는 1년간 총 2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34명의 추가 고용, 평균 매출 3배 증가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연구개발(R&D) 사업 선정을 비롯해 각종 대회 수상 횟수도 17건에 달했다.

맞춤형 금융지원 프로그램인 ‘LG소셜펀드’는 LG와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추가적인 투자 유치까지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딩 그린(Leading Green) 엑셀러레이팅’으로 업그레이드했다. ‘LG소셜캠퍼스’의 공동 운영사인 LG전자(066570)LG화학(051910)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281개 사회적 기업을 지원했다.

LG 관계자는 “앞으로도 친환경 사회적 기업들을 꾸준하게 지원함으로써 사람과 환경이 함께할 수 있도록 환경 문제를 해결해가는 새로운 ESG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