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전기차 시장이 23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파른 시장 성장세에 대응해 글로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310만대에서 2030년 5180만대로 17배, 이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139GWh에서 3254GWh로 23배 급증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향후 수년간 중국의 CATL와 한국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 기준 중국의 CATL이 990GWh, LG에너지솔루션이 815GWh의 배터리 생산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344GWh의 배터리 생산량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그동안 트럼프 정부 하에서 미국 시장 성장세가 더뎠는데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모두 물량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쏟아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생산 기지 증설·신설을 통해 선두 지위를 굳힌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GM과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합작 제1공장에 이어, 테네시주에 제2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오하이오주 1공장은 내년, 테네시주 2공장은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1·2공장 총 투자 금액 5조4000억원 중 약 2조원을 LG가 출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복수의 독자 배터리 공장을 추가 신설하기로 했다. 현대차(005380)와 함께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인도네시아에 약 1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전체 생산 능력이 120GWh로 업계에서 최대 수준이다.
삼성SDI(006400)는 최근 3년 간 매출의 15∼25%를 배터리 시설에 투자했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삼성SDI의 배터리 시설 투자는 2018년 1조8000억원, 2019년 1조6000억원, 지난해 1조5000억원 등이다. 2019년 5600억원을 투자해 유럽 헝가리 공장을 증설했고, 올해 추가 증설에 94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미국 배터리 조립 공장 증설에 2018년 6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가장 공격적인 글로벌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22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다. 조지아주 1·2공장 총 투자 금액은 약 3조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한 최근 미국 완성차 2위사인 포드와 합작 공장(60GWh)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합작 공장에는 총 6조원이 투자되며 SK가 절반인 3조원을 투자한다. 유럽 헝가리, 중국에서도 생산 능력을 계속 키워 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125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이번 포드와 합작으로 이보다 훨씬 많은 190GWh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