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를 지키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려고 해도 사람이 없다.”
뿌리·조선업계가 산업 특성상 주52시간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6일 오후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뿌리·조선업 주52시간제 도입지원 설명회’를 열었다. 주52시간제는 2018년 7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용, 지난해 1월 50~299인 사업장에 도입된데 이어 오는 7월 5~49인 사업장까지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설명회에서 고용노동부 측은 주52시간제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재난이나 업무량 급증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상황의 변화가 생기면 대처할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 사유를 확대하고, 3~6개월 단위의 탄력근로제를 신설했다. 또 선택근로제 정산기간도 1개월에서 3개월도 확대하는 등의 보완 입법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탄력근로제나 선택근로제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종길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뿌리산업은 24시간 내내 기계를 돌려야 해서 주52시간제를 준수하려면 인력을 충원해 교대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 청장년층은 취업을 기피하고, 외국인 근로자마저 입국이 중단되어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참석자들도 “조선업은 기후에 영향을 받는 야외작업이 빈번해 유연근로제 도입을 위한 인위적인 근로시간 조정이 매우 어렵고 인력충원을 통해 대응하려 해도 추가 숙련인력을 구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력 수급이 어려운 도장(선박 표면 페인트 작업), 사상(선박 표면 녹 제거), 족장(선박 제작시 발판 제작) 등의 직종에 한해서라도 특별연장근로 인가기간을 확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만성적인 인력난 등으로 주52시간제 준수하기 어려운 현실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주52시간제가 부작용 없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