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전날 톤당 201.88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4.85%(9.34달러) 오르며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넘었다. 연초보다 22.1%,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7.9% 높은 수준이다.
수요가 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올해 1분기 2억8300만톤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 늘었다. 여기에 미국이 최대 2조4000억달러(약 26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철강재 수요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의 주요 철강 생산지역인 탕산(唐山)시와 한단(邯鄲)시는 탄소감축 등을 이유로 생산 제한조치에 들어가면서 철강재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중국철강협회(CISA)는 중국 정부의 감산 정책과 투자자들의 투기가 맞물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철광석 가격이 뛰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 등 국내 기업들도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열연강판 가격은 국내 유통가 기준 톤당 110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도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는게 철강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철강재 수출 증치세 환급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산 수입 물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철강업체들은 철강재를 수출하면 정부로부터 13%의 관세를 환급받아 저가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다만 최근 한달간 철강제품 가격 상승폭보다 철광석 가격 상승폭이 더 커 마진 스프레드(이익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은 이미 올해 1분기 철강제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입장이어서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제품 가격보다 철광석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철강업체들이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 투입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