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영남권에 앞으로 10년 간 42조원을 투자해 AI DV(AI Defined Vehicle·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자율주행차), 미래 항공·우주, 에너지 인프라 등 첨단 산업의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재정경제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등 정부 부처를 비롯해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 지자체와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같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영남권에 ▲AI 제조 허브 구축 ▲미래 핵심 부품 클러스터 구축 ▲Manufacturing AI(제조 특화 AI) 기반 제조 혁신 ▲미래 항공 · 우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첨단 분야와 관련한 투자를 진행한다. 현재 추진 중인 새만금 프로젝트와 함께 첨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방침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그룹의 모태인 영남권을 미래 첨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울산공장을 AI 제조 허브로… 핵심 부품 클러스터도 영남에

현대차그룹은 우선 세계 최대 단일 완성차 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기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 4분기에 가동될 예정인 울산 EV 공장을 포함, 최첨단 자동화 및 통합 생산체계를 갖춘 AI 제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AI DV는 AI가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차량이다.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AI DV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4 이상 AI DV까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은 수소 모빌리티와 청정 에너지 산업 확대를 뒷받침할 전략적 생산기지로 건설된다. 또 이 곳에서 양산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물을 전기 분해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기는 차세대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 밖에 2030년까지 울산에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 대구에 현대모비스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경남 창원에 현대위아의 전기차용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을 조성하는 등 미래 핵심 부품 클러스터를 영남권에 구축한다.

Manufacturing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지능형 제조 혁신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Manufacturing AI 기반 지능형 공장은 AI가 생산 설비, 물류, 품질 관리 등 공장 전반을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생산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설이다.

◇ 미래 항공·우주, 에너지 등 신사업도 진행

도심 항공부터 우주 발사체, 달 탐사에 이르는 미래 항공·우주 모빌리티 사업도 영남권에서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미래 항공 모빌리티 전문 법인인 슈퍼널은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반의 차세대 기체를 영남권에서 병행 개발하기로 했다. 또 자동차와 로봇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자율주행, AI 기술을 적용한 달 탐사 로버(Rover) 제작 등 우주 산업 핵심 기술의 국산화도 추진된다.

AI와 자율주행 등 여러 첨단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투자도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소형모듈원전(SMR)과 해상풍력, 수전해 플랜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사업도 영남권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십 년 간 축적해 온 제조 역량을 미래 첨단 산업 분야로 확장하는데 있어 영남권은 가장 적합한 지역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