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가 신형 전기차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쿠페를 공개했다. AMG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AMG.EA'가 적용된 첫 모델이다. 이 차에는 포뮬러 1(F1)의 기술력까지 동원돼 1169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10분만 충전해도 460㎞를 달릴 수 있는 효율성까지 갖춰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벤츠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독일 함부르크에서 사전에 공개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쿠페는 GT 63 4-도어 쿠페와 GT 55 4-도어 쿠페 등 2종의 트림으로 구성됐다. 올해 유럽, 내년 한국에서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AMG의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쿠페'./메르세데스-AMG 제공

◇ F1 기술 심은 모터 첫 양산… 10분 충전으로 460㎞ 주행

GT-4 쿠페에는 순수 전기 양산차 최초로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팀이 쓰는 '축방향 자속 모터'가 탑재됐다.

납작한 원반 모양의 이 모터는 내부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자석의 힘이 회전축을 따라 원반 뚜껑과 바닥을 앞뒤로 빠르게 오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작은 크기로도 큰 힘을 낼 수 있지만, 공정이 까다로워 대량 생산이 어렵다.

GT-4 쿠페에는 이 모터가 후륜에 2개, 전륜에 1개 등 총 3개 들어간다. 이를 통해 최대 860㎾(1169마력·63 트림 기준)의 힘을 발휘한다. 포르셰의 타이칸 터보 GT(760㎾·1034마력)보다 강력한 힘이다.

모터들을 앞, 뒤로 분리해 토크를 최대 2000Nm(GT 63 기준)까지 끌어올렸고, 전륜과 후륜에 대한 힘의 분배도 보다 유연하게 만들었다.

메르세데스-AMG의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쿠페'./메르세데스-AMG 제공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1초(63 트림 기준)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드라이버 패키지 옵션을 적용하면 시속 300㎞까지 낼 수 있다.

올리버 간츠만 AMG 제품 기획 담당은 "축방향 자속 모터의 무게는 30㎏ 정도로 기존 모터보다 67% 가볍고, 모터 자체도 소형화돼 섀시 공간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800V 배터리는 퍼포먼스와 내구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10.5㎝ 높이에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 지름의 작은 원통형 셀이 여러 개 연결돼 있는 형태로, 열이 어느 한곳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막고 지속적인 힘을 전달한다. 역시 F1 머신에서나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충전 효율성도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600㎾ 대용량 충전 성능 덕에 10분 만에 460㎞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11분에 불과하다.

◇ 가변형 리어 디퓨저로 더 빠르게… 포효하는 8기통 엔진음

GT 4-도어 쿠페 전기차는 역동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배터리 시스템이 차체 하부에 있음에도 전체 차량 높이는 이전 모델보다 4㎝ 낮아졌다.

차량의 코에 해당하는 보닛 앞 부분도 낮게 만들어 스포츠카라는 점을 부각했다. 삼각별 조명이 들어간 헤드램프는 이전보다 날렵하게 다듬었는데, 발광다이오드(LED)를 식힐 수 있는 쿨링 기능이 통합됐다.

메르세데스-AMG의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쿠페'./메르세데스-AMG 제공

강력한 힘을 도로에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가변형 공기역학 시스템도 적용됐다. 고객은 차체 후면부 '액티브 리어 디퓨저'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고속 주행할 때 차가 붕 뜨는 것을 막아주는 경사판으로, 바닥에 갇힌 공기를 넓게 펴줘 속도를 높여준다. 시속 120㎞ 이상으로 달릴 때 활성화되는데, 최대 폭이 30㎝에 달할 만큼 크다.

리어 디퓨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액티브 벤추리 플로우'가 기본 장착된다. AMG.EA 플랫폼의 핵심 공기역학 제어 기술로, 고속으로 달릴 때 숨어있던 플랩이 내려와 차 바닥의 공기 흐름을 바꾼다.

펠릭스 지게만 AMG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코너링을 중시한다면 벤추리 플로우를, 고속 주행과 장거리 퍼포먼스를 중시한다면 리어 디퓨저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약간의 언더스티어에서 중립, 제어된 오버스티어까지 원하는 스타일로 주행할 수 있는 민첩성 제어 콘트롤러도 탑재됐다. 트렁크 위 날개인 리어 스포일러는 시속 80㎞부터 자동으로 작동한다.

메르세데스-AMG의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쿠페'./메르세데스-AMG 제공

사운드 시스템도 AMG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S+)'로 설정한 뒤 페달을 밟아보면 AMG 특유의 8기통 엔진음을 내뿜는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서 다음 기어로 변속하는 듯한 소리를 내는데, 가상의 변속 지점을 설정해 다단 변속기 느낌을 준 것이다.

운전석은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고 한다. 계기판과 중앙 센터 디스플레이가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연결돼 있고, 운전자 방향으로 확실하게 쏠려 있다.

버킷 시트는 매우 깊은 편이다. '가족과 함께 달리는 스포츠카'라는 별명답게 2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고, 적재 공간은 후면 415L에 보닛에도 41L를 설치했다. 리어 램프는 양쪽에 각각 3개의 동그라미 속 삼각별 모양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