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플래그십(대표) 세단 그랜저가 몸집을 키우고 최신 기술을 더해 3년여 만에 돌아왔다. 14일 공식 판매를 시작한 신형 그랜저는 7세대 그랜저의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다.
더 뉴 그랜저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와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EMDⅡ 등 현대차의 최신 기술이 담겼다. 가격은 최상위 트림 기준 500만원 가량 올랐다. 2년 전 11만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던 그랜저가 과거 명성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윤효준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신형 그랜저를 소개하며 "고객이 원하는 프리미엄 세단은 어떤 것을 갖춰야 하는지 정의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신형 그랜저 겉모습을 보면 이전과 비교해 전체적인 실루엣은 같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변화가 있다. 두 개로 나뉘어져 있던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연결됐고, 그릴 디자인으로는 새로운 매쉬 패턴이 적용됐다. 전면부 헤드램프와 후면부 리어램프는 더 얇아졌다. 방향지시등은 상단으로 이동시켜 일체감을 담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실내는 전면적으로 새로 디자인 됐다. 운전석 스티어링 휠 너머 대시보드의 계기판은 크기가 줄어든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로 바뀌었다. 여기에 중앙에 플레오스 커넥트(플레오스)를 활용할 수 있는 17인치 16:9 비율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운전석 슬림 디스플레이에는 속도나 연료 게이지 등 필수 정보만 표시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간소화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보다 세분화된 내비게이션이나 운행 정보는 플레오스로 보는 구조다.
전장(길이)은 이전 모델보다 15㎜ 늘어난 5050㎜다. 그 외 너비 1880㎜, 높이 1460㎜, 휠베이스 2895㎜의 크기를 갖췄다.
현대차 플레오스 커넥트 개발 담당자는 "플레오스를 적용하기로 했을 때부터 이 같은 구조를 구상했다"며 "운전자가 최대한 전방에 집중하고, 주행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오스는 향후 출시될 현대차의 전 차종에 탑재될 예정이다. 작은 차급일수록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가 줄어들고 운전석 보조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플레오스를 통해 차량 탑승객은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미디어, 차량 제어 등 여러 기능을 쓸 수 있다. 특히 거대 언어 모델(LLM) 기반의 인공지능(AI)인 글레오 AI가 탑재됐다.
사용은 간단한 편이다. 스티어링 휠에 음성 인식 버튼을 누르고 명령하면 된다. 실제 '창문을 내려달라'고 하니 "이미 내려가 있습니다"라고 답했고, '뒷좌석 창문을 내려줘'라고 명령하니 즉각 창문이 열리는 등 반응성이 좋았다. 현대차 측은 "차량 제어뿐만 아니라 지식 검색 등 기능을 제공하는 비서"라고 했다.
전동식 에어벤트가 들어간 것도 이전 모델과 다른 점이다. 손으로 송풍구를 조절하는 대신,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또 좌우로 길게 뻗어 있던 송풍구를 외부에 잘 안 보이도록 숨겨 고급스러움을 더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에 전동식 덮개가 있던 파노라마 선루프 대신 세로 200㎜, 가로 88㎜가량 크기를 키운 글래스 루프를 택했다. 한동혁 현대차 MLV프로젝트 2실장은 "두 장의 유리 사이에 햇빛을 차단하는 필름을 넣어 빛 투과를 차단했다"고 했다. 글래스 루프를 여섯 조각으로 나눠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보였다.
주행 성능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현대차는 이번 부분 변경을 거치며 그랜저에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 TEMDⅡ를 탑재했다. 1.6L(리터) 터보 엔진과 자동 변속기, 모터 2개를 결합한 구조다.
이 시스템에는 구동 및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와 시동과 발전을 수행하는 시동 모터가 결합돼 있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239마력을 내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18㎞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8초가 걸린다. 가솔린 2.5 트림의 최고 출력은 198마력, 최대 토크는 25.3kgf·m이다. 복합 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리터당 11.6㎞다.
이외에도 20인치 휠 사양에서만 적용됐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을 19인치 휠 사양까지 확대했다. ECS는 차량이 노면을 감지하고 차체 움직임을 제어해 승차감을 높인다.
또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HBC) 기능도 담겼다. 아울러 좁은 골목길 주행 경로를 기억했다가 후진 시 그 경로대로 조향을 보조하는 기억 후진 보조 기능도 있다. 트렁크 공간은 480L다.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2개가 들어간다.
신형 그랜저는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가솔린 2.5의 시작 가격(개별소비세 3.5% 적용)은 3798만원(이전 모델)에서 4185만원으로 올랐다. 가솔린 3.5도 4045만원에서 4432만원으로, LPG 3.5는 3865만원에서 4331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라피는 4710만원에서 5236만원으로 500여만원 상승했다.
신형 그랜저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4864만원부터 시작한다. 아직 친환경차 고시가 이뤄지지 않아 세제 혜택 적용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세제 혜택이 적용된 이전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작 가격은 4354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