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외관. /김지환 기자

GLS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BMW X7,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과 경쟁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특히 벤츠 그룹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가 지난 1월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메르세데스-AMG GLS 63은 고급 대형 SUV의 대명사로 꼽히는 GLS에 탁월한 주행 성능까지 겸비해 '스포츠카 같은 대형 SUV'로 일컬어진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외관. /김지환 기자

이 차는 외관부터 AMG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AMG 모델을 상징하는 굵은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검은색 하단 범퍼로 이어지는 전면부는 상어의 얼굴을 연상시킨다. 역동적인 실루엣을 위해 보닛을 길게 빼진 않았지만, 금방 굉음을 내며 달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측면에 부착된 V8 레터링과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 검은색 22인치 휠, 후면부 쿼드 머플러 등도 고성능 차량을 나타내는 또 다른 요소다.

실내는 벤츠 특유의 디자인에 AMG만의 역동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나파 가죽 시트 사이는 스웨이드 가죽이 섞여 포인트를 줬고, 붉은색 안전벨트도 눈에 띄었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측면. /김지환 기자

공조계 조작을 터치스크린으로 하는 벤츠의 여러 차량과 달리 이 차는 물리 버튼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차체의 높이 조절과 주행 모드 설정 등도 물리 버튼 방식이다. 센터콘솔 공간에 '바' 형태의 손잡이도 있어 운전석으로 들어서면, 안정적인 느낌도 준다.

벤츠의 마티아스 가이센 영업 총괄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테리어 소재와 마감에서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장인정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정교함이 디지털 영역에서도 끊김 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으로 물리 버튼의 비중을 더 높이겠다는 뜻이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외관. /김지환 기자

AMG GLS 63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는 주행 성능이다. 시동을 걸면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이 살짝 올라온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속도계가 올라갔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 모두 묵직한 느낌이었다.

정차 후 출발 과정도 부드럽다.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와 48볼트(V) 전기 시스템도 적용돼 추가로 16킬로와트(kW)의 출력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에너지 회생뿐만 아니라 엔진 재시동에도 개입해 연료 소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시동도 부드럽게 만든다.

AMG GLS 63의 주행 모드는 크게 컴포트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나뉜다. 컴포트에선 부드럽고 편안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 휠은 가벼워지고 돌리는 즉시 반응한다. 이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한 박자 늦게 강력한 힘이 밀려오며 튀어 나갔다. 저속 및 고속 주행 시 모두 외부 소음 유입이 적었다.

이 차에는 4.0L(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612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벤츠 코리아 측은 "이 엔진은 정밀하게 제어되는 출력과 폭발적인 출력 전달이 특징"이라며 "초고속 주행 중 블루다이렉트(BlueDIRECT) 다중 분사시스템과 멀티 스파크 점화 기술을 통해 엔진 효율과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낸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엔진룸. /김지환 기자

AMG GLS 63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단 4.2초가 걸린다. 경쟁 차종 대비 가장 빠른 수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80㎞다. 벤츠 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가 판매하는 마이바흐 GLS의 최고출력은 557마력, BMW X7 M은 530마력이다.

배기음도 인상적이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확연하게 다른 배기음이 들린다. AMG 가변식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주행 모드마다 다른 배기음을 내는 것도 주행에 즐거움을 더한다.

제동 성능도 좋다. 급제동을 해도 공차 중량이 2685㎏이나 되는 이 차는 원하는 곳에서 능숙하게 움직임을 멈췄다. AMG GLS 63은 앞 바퀴 축에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가 장착돼 있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내장. /김지환 기자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폭발적인 주행 능력을 발휘해도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은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기능 덕분이다. 차량 전·후륜에 있는 전기 기계식 액추에이터와 차량 무게를 안정적으로 배분한 설계를 통해 코너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롤(원심력으로 인해 차체가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또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P)와 전자 제어식 후륜 차동 잠금장치, 완전 가변식 AMG 사륜구동 시스템, 서스펜션 제어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각종 장치와 시스템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정밀하게 제어해 완성도 높은 주행이 가능하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2열. /김지환 기자

2열에는 탑승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사양이 탑재됐다. 2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와 11.6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화나 음악 등을 즐길 수 있다. 중앙 등받이를 접으면 디스플레이에 손상이 생길 것이란 걱정도 있었지만, 꼭 맞게 들어갔다. 키 172㎝인 기자가 다리를 60도 정도로 펼 수 있을 정도로 공간도 넓었다. 다만 마이바흐 GLS와 달리 다리 받침대는 없다.

3열 탑승은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들어가는 것부터 힘들었다. 독립 시트가 아니다 보니 2열을 접어야 하는데, 전동 방식이라 작동이 느렸다. 2열 우측 시트 뒤에 손잡이가 있지만, 허리를 굽혀야 한다. 3열에 앉으면 무릎 공간은 주먹 1개도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정도로 좁았다. 오랜 시간 동안 앉아있기는 어려워 보였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트렁크 공간. /김지환 기자

트렁크에서 3열을 자동 조절하는 버튼을 둔 것은 장점으로 꼽힐 수 있다. 3열을 접으니 트렁크 공간이 매우 넓었다. 2열까지 모두 접으면 수납 공간이 약 2400L에 달해 여러 개의 골프백을 넣을 수 있다. 3열을 세웠을 때의 공간은 355L다. 트렁크 아래에도 별도의 수납 공간이 있다.

AMG GLS 63의 휠베이스(앞, 뒷바퀴 정중앙 사이의 거리)는 3135㎜로 X7과 에스컬레이드보다 길다. 휠베이스가 긴 덕에 다른 경쟁 모델에 비해 넓은 수납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차의 전장은 5245㎜, 전폭은 2030㎜, 전고는 1837㎜다.

메르세데스-AMG GLS 63 4매틱의 트렁크 공간(3열 폴딩 시). /김지환 기자

편의 및 안전 사양은 플래그십답게 다양하게 탑재돼 있다. 시트에 마사지 기능이 있으며 오디오 시스템은 부메스터다. 컵 홀더는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자동 주차를 지원하는 액티브 주차 어시스트와 3열 열선 시트도 있다. 차체가 높아 언덕길에서 시야가 제한됐는데, 보닛 아래를 비춰주는 '투명 보닛' 기능이 있어 유용했다.

AMG GLS 63의 판매 가격은 개별 소비세 포함 2억8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