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BYD가 공격적 가격을 앞세워 수입 전기차 시장에 불을 붙인 가운데, 폴스타와 같은 5000만원 이상 고급 전기차 브랜드들도 1분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조용히 약진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들은 대중형 모델로 전기차에 입문한 소비자들이 향후 상위 모델로 이동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전기차 모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폴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4'는 3월 684대 판매됐다. 2024년 11월 국내에 첫 인도된 이후 역대 월별 최대 판매량이다. 이에 따른 1분기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481대) 대비 98% 증가한 952대로, 역시 분기 최대 실적이다. 2026년형 폴스타4의 가격은 6690만원부터로, 고급 전기차에 속한다.

다른 고급 수입 전기차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6630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우디의 준중형 SUV 'Q4 45 e-tron'은 3월에만 376대 판매돼 폴스타4와 함께 월간 전기차 베스트셀링 모델 10위 안에 포함됐다. BMW 준대형 세단 'i5'는 1분기 누적 판매량이 828대로 전년 대비 127% 급증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포르셰 중형 SUV '마칸 일렉트릭'은 1분기 209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중형 전기 SUV '폴스타4' 2026년형./폴스타코리아 제공

현재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5000만원 안팎의 대중형 모델이다. 지난달 전기차 베스트셀링 모델 1~4위는 테슬라의 '모델Y 프리미엄', '모델 3 프리미엄 롱레인지', '모델3',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가 차지했다. 그 뒤는 BYD의 '씨라이언 7'(5위)과 '돌핀'(7위),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8위) 등이 이었다. 10위권 중 테슬라와 BYD 차량만 7개다.

테슬라와 BYD는 공격적 가격 경쟁으로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초 중형 세단 모델3와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가격을 각각 4199만원, 5299만원으로 인하한 바 있다. 중형 SUV인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역시 시작 가격이 4999만원까지 내려갔다. BYD는 소형 해치백 돌핀 가격을 2000만원대에 책정한 바 있다. 이에 다른 브랜드들도 전기차 가격 경쟁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EX30'의 가격을 3000만원대로 인하했다.

고급 전기차를 내놓는 브랜드들은 이러한 대중형 모델의 확대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한 고급 브랜드 관계자는 "한번 전기차를 선택한 소비자는 대체로 내연기관차로 돌아가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일단 대중형 모델로 전기차에 입문한 고객들은 이후 고급 모델을 찾을 가능성이 커 테슬라와 BYD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전기차 진입 장벽을 허물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입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1분기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3만1498대로 전체 수입차 시장의 38.4%를 차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점유율이 16.6%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성장률은 213%로, 하이브리드차(5.1%)를 가볍게 눌렀다. 가솔린과 디젤은 각각 18.7%, 31.4%씩 줄어든 것과도 대비된다.

이에 고급 브랜드들은 새로운 전기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중 서울에서 중형 세단 C-클래스의 최초 순수 전기 모델 '디 올 뉴 일렉트릭 C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준중형 세단 'CLA'와 중형 SUV 'GLC'의 전기차 버전을 올해 중 출시할 예정이다. BMW코리아는 중형 SUV '더 뉴 BMW iX3'를 올해 3분기에, 포르쉐코리아는 준대형 SUV '카이엔 일렉트릭'을 하반기에 출시한다. 폴스타코리아도 2, 3분기에 SUV '폴스타3'와 세단 '폴스타5'를 각각 출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