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7은 지난 2019년 3월 글로벌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22년 부분변경을 거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고유의 정체성에 맞게 탁월한 주행 성능은 물론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까지 갖춘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GLS,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등과 경쟁하고 있다.

BMW X7 M60i. /진상훈 기자

고급 브랜드의 대형 SUV는 앞선 주행 기술과 매력적인 디자인, 패밀리카로써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모든 연령대의 탑승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안락함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 12일 서울을 출발해 남북 접경 지역인 경기 파주 탄현면을 오가는 총 100km 정도의 구간에서 BMW X7을 타 봤다. 시승 구간은 고속 주행이 가능한 자유로와 구부러진 경사로, 좁은 주거지 주변 도로 등이 혼재돼 X7의 박진감 넘치는 주력과 안전 기능을 확인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날 시승한 차는 최고급 고성능 모델인 BMW X7 M60i xDrive였다.

BMW X7 M60i 전면부. /진상훈 기자

X7의 첫 인상은 고급차의 화려함보다는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가진 차의 강인함이 강조된 모습이었다. 전면부에 배치된 분리형 헤드라이트는 가늘고 길게 뻗어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했고 위, 아래로 큼지막하게 뻗은 키드니 그릴과 조화를 이뤄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BMW X7 M60i의 측면부. /진상훈 기자

키드니 그릴의 둘레는 '아이코닉 글로우' 라인이 감싸고 있다. 아이코닉 글로우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윤곽선을 따라 LED 조명이 들어오는 BMW의 조명 장치다. 후면부는 정교한 글래스 커버로 덮은 1자형 크롬 바가 좌우의 리어라이트를 연결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BMW X7 M60i 후면부. /진상훈 기자

고성능 모델인 X7 M60i는 키드니 그릴과 사이드 미러, 루프레일 등이 높은 광택의 검은색 소재인 '블랙 하이그로스'로 마감돼 다른 트림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특히 거대한 22인치 블랙 휠이 적용됐고 바퀴 안쪽에는 M 스포츠 브레이크 패키지를 나타내는 푸른색 캘리퍼가 박혀 강인한 인상을 물씬 풍겼다.

실내는 간결하고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시보드 위에 배치된 고해상도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12.3인치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형태로 디자인됐다. 화면이 운전석, 조수석과 평행 방향으로 배치되는 다른 차량들과 달리 X7는 운전자가 쉽게 보고 터치할 수 있도록 운전석 방향으로 배치된 점이 특징이다.

BMW X7 M60i 대시 보드와 계기판. /진상훈 기자

X7의 변속레버는 손가락으로 밀거나 당기는 방식의 '토글 스위치' 형태다. 최근 여러 자동차들은 전통적인 기어봉 형태 대신 버튼 방식(제네시스 등)이나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배치된 레버를 손가락으로 제어하는 컬럼 방식(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 변속레버가 배치된다. 토글 스위치 레버는 처음 사용할 때는 다소 어색했지만, 주행 중 버튼의 위치를 확인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어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BMW의 플래그십 SUV답게 X7의 내장재로는 최고급 인디비주얼 메리노 가죽과 M 앤트러사이트 알칸타라 헤드라이너 등이 적용됐다. 외관은 강인함과 역동성을, 계기판은 간결함과 편의성을 각각 강조하면서도 시트와 천장, 내부 벽면 등은 최고급 소재를 적용해 고급차의 이미지를 드러내고 탑승자의 안락함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BMW X7 M60i 2열. /진상훈 기자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BMW의 SUV, 그 중에서도 최고 사양인 M 시리즈 모델답게 가속력과 주행 성능은 별다른 의문 부호가 붙지 않을 정도로 탁월했다. BMW X7 M60i에는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힘을 발휘하는 신형 4.4리터 M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7초만에 도달한다.

BMW X7 M60i의 주행 모드는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 Plus), 에코 프로(Eco Pro) 등으로 나뉜다. 컴포트 모드로 주행 중 서울을 벗어나 자유로에 진입한 후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X7은 묵직하게 속도를 붙이며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BMW X7 M60i의 엔진룸. /진상훈 기자

스포츠 모드로 전환한 후에는 BMW가 강조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에서 속도를 높이자 금방이라도 짙은 가솔린 냄새가 날 듯한 크고 묵직한 엔진음이 터졌고, 거대한 차체가 대포알처럼 튀어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자유로를 벗어나 파주 시내에 진입한 뒤 산 속을 따라 펼쳐진 곡선 주로에서도 수준 높은 주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선의 굽이진 길에서 여러 차례 방향을 바꾸며 속도를 높여도 차체는 아무런 긴장감이나 흔들림 없이 움직임을 제어하며 안정감을 유지했다.

BMW X7 M60i의 1열. /진상훈 기자

X7 M60i에는 곡선 주로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차체의 좌우 쏠림을 줄이는 기술인 '액티브 롤 스테빌라이저(ARS)'가 적용됐다.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BMW X7 M60i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에어 서스펜션은 압축된 공기의 탄력을 이용한 공기 스프링으로 차체를 지탱하는 방식의 현가장치를 뜻한다. 노면에서의 작은 진동이나 충격도 매끄럽게 흡수해 안락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BMW X7 M60i의 2열 공조 장치와 컵 홀더. /진상훈 기자

고급 대형 SUV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LS와 경쟁하는 만큼 BMW는 X7 M60i에 뒷 좌석 탑승자를 위한 실내 공간의 편의성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2열은 천장에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를 적용해 개방감을 높였고,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를 넣어 야간에는 마치 움직이는 라운지에 들어온 듯한 고급스러운 감성을 강조했다. 3열에도 열선 기능과 컵홀더, 공조 조작 버튼, USB-C 포트 등을 추가해 모든 탑승자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3열은 레그룸(앞 좌석 등받이와 뒷 좌석 탑승자의 무릎 사이 공간)이 좁은 편이라 성인 남성이 오랜 시간 동안 탑승하기는 불편해 보였다.

BMW X7 M60i의 적재 공간은 도어가 상·하로 나뉘어 열리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하단 도어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안으로 밀어넣기 편리하며 의자처럼 앉을 수도 있다. 3열 좌석은 버튼을 이용해 자동으로 접어 적재 공간을 늘릴 수 있다.

BMW X7 M60i의 3열을 접은 후 적재 공간. /진상훈 기자

3열을 모두 접을 경우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넣을 수 있다고 한다. 패밀리카의 용도로도 쓰임새가 많지만, 4명이 한 조를 이뤄 골프 라운딩을 나갈 때도 차 한 대로 충분히 이동이 가능한 셈이다.

BMW X7의 가격은 트림과 탑승 인원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 가솔린 모델인 xDrive40i는 1억5230만원에서 1억5680만원, 디젤 모델인 xDrive40d는 1억5330만원에서 1억5850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M60i의 가격은 1억8480만원에서 1억96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