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가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지난해 렉서스,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전기차 대안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렉서스·도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차량 판매량은 2만6190대로, 2023년(2만3411대) 대비 약 11.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차 판매량이 약 3%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결과다.

렉서스 ES300h. /렉서스 제공

특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전년 대비 약 3% 증가한 1만3696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연 판매량 1만대를 넘겼다. 도요타 국내 판매량은 9714대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 속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면서 일본차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 중 유일하게 전체 수입차 판매 상위 10위에 포함된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300h(6558대, 6위)도 하이브리드차다.

그동안 일본차는 하이브리드차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생산을 확대해왔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이 99%, 도요타는 95%에 달한다. 혼다는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로 알려졌다. 혼다의 경우 전년 대비 81.0% 증가한 2507대를 판매했는데, 지난 2023년 하반기 출시한 어코드, CR-V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한·일 관계 개선으로 이른바 ‘노(NO) 재팬’으로 불리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 기조가 옅어지고 엔저(엔화 약세)로 신차 가격 인상폭이 작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차는 2019년 하반기 본격화한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사태 등이 맞물리며 2022년까지 판매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해 일본차를 제외한 주요 수입차 브랜드 판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15만7731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3년(18만2207대)과 비교하면 약 13.4% 감소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