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시 과열을 방지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현대모비스는 17일 진동형 히트파이프(Pulsating Heat Pipe)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진동형 히트파이프란 물체 간 열 전달 효율을 높이는 금속관 모양의 열 전도체다.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돼 있어 배터리셀 사이사이에 배치하면 급속 충전 시 급상승하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배터리셀 냉각용 진동형 히트파이프’와 일반 알루미늄 쿨링 플레이트의 열방출 성능 비교 실험. 20도 가까운 온도 차이를 보여준다. /현대모비스 제공

진동형 히트파이프는 내부에서 냉매가 진동과 순환을 하면서 열을 고루 전달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에 적용해도 중력에 의한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일반 알루미늄 대비 열 전달 성능이 10배 이상 높아 과열된 배터리셀의 열기를 빠르게 외부로 배출하는 장점도 있다. 통상 스마트폰 등의 발열 제어에 쓰였는데, 배터리 냉각 시스템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시스템(BSA)은 배터리 모듈에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냉각팬, 각종 전자 장치 등을 더해 만들어진다. 이중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배터리 모듈은 배터리셀을 겹겹이 쌓은 부품으로, 냉각 구조가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는 이 배터리셀 사이에 진동형 히트파이프를 배치해 내부 온도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생산 단계에서도 프레스 공법을 도입해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단가를 낮췄다. 또 차량용 배터리에 탑재할 수 있도록 두께 0.8㎜의 진동형 히트파이프를 구현했다. 일반 히트파이프 두께는 약 6㎜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배터리 안전과 충전 시간 단축 문제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위한 주요 선결과제”라며 “글로벌 완성차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술 홍보와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