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초기 성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젊은 소비층 등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3일 ‘BYD 일본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BYD가 앞서 진출한 일본 시장 사례를 통해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아토3. /BYD 제공

한국과 일본 시장 환경이 유사한 만큼, BYD 초기 성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과 일본 모두 자국산 제품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이 맞물린 상황이다.

최근 일본 자동차 시장 내 자국 브랜드 점유율은 94%로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기준 2.2%에 불과하다. 한국 시장 역시 국산차 점유율이 80% 이상으로, 수입차 판매는 일부 브랜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앞서 BYD는 지난 2022년 7월 일본에 진출을 선언하고 이듬해 1월부터 본격 인도를 개시했다. 아토3, 돌핀, 실 등 3종을 선보였고, 2025년까지 연간 3만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지난 2년간 누적 판매량은 3188대에 불과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관계자는 “BYD는 일본에서 신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판매 확대를 노렸지만 일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며 “중국산 제품과 전기차에 대한 현지 소비자 선입견도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9월 BYD 일본 승용차 시장 판매량.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

중국산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는 일본 소비자 성향이 국내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신차 구입의향자 인식 조사 결과 중국 브랜드 전기차를 선택지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하지만 BYD가 가격 경쟁력과 높은 브랜드 인지율을 바탕으로 젊은 소비층이나 렌터카, 법인용 차량 등 플릿 판매를 공략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견 3사를 비롯한 국내 업계 내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관계자는 “BYD, 지커 등 한국 진출을 앞둔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치열한 중국 내수 시장 경쟁에서 생존한 로컬 브랜드는 배터리 기술, 편의사양 등 다양한 강점을 갖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BYD는 일본에서 판매량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현지 맞춤형 판매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중심 판매에 나서고, 현지 부품업체와 협력해 전기차 정비 인력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조금 삭감에 대응해 자체 지원금을 지급하기로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