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KG모빌리티(003620), 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중견 3사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황에도 선전하고 있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는 수출로 활로를 찾았고, 르노코리아는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중견 완성차 업체 3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반 흑자를 노리고 있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올해 1~10월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11.3% 늘어난 37만5313대로 집계됐다. 한국GM의 지난해 1~10월 수출은 2022년보다 81.7%나 증가한 33만6063대였는데, 올해 물량이 더 늘어난 것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에서 잘 팔린 결과다. 한국GM 판매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2025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레드라인./한국GM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선적량은 23만2986대로 전체 차종 중에서 수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만0991대)보다 7만1995대 늘었고, 지난해 연간 수출량(21만6833대)을 이미 넘어섰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4만2327대로 전체 차종 중에서 수출 4위에 올라 있다. 두 차종이 지난해 수출 1·2위를 기록한 효자 차종인 만큼 GM 본사는 올해 한국 공장의 물량을 더 늘렸다. GM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신차 투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차례 철수설에 휘말렸던 한국GM은 두 차종의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 1조35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한국GM은 내수에서 주춤했지만,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르노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박성우 기자

르노코리아는 신차인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로 내수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가 본격 인도된 올해 9월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오르며 올해 10월까지 총 2만5437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36.9% 상승한 수치다. 주력 수출 차종인 QM6와 아르카나의 연식이 오래되면서 수출은 올해 5만1675대로 작년 동기(7만4367대)보다 줄었지만 2달여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한 그랑 콜레오스가 수출 타격을 상쇄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누적 계약은 2만7000여대다.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 차량을 위탁 생산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회복되는 상황이다. 재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 SUV '액티언' 출시 행사에서 곽재선 회장(오른쪽 두 번째), 박장호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 황기영 대표이사(왼쪽 첫 번째), 곽정현 사업전략부문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는 올해 수출이 소폭 늘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4만8631대로 작년 동기보다 2.4% 늘었다. 중형 SUV 토레스가 1만4815대, 준대형 트럭 렉스턴 스포츠가 1만2315대로 KG모빌리티의 수출을 책임졌다. 유럽에서 2만4549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1만3863대, 중남미·태평양 지역에서 9799대 등 전 세계에서 조금씩 판매량이 늘어난 결과다.

다만 내수 판매가 4만1197대로 전년 대비 24.8% 줄어든 게 흑자의 변수로 꼽힌다. 내수 시장 위축으로 KG모빌리티는 올해 3분기 400억여원의 영업손실 기록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1·2분기 합쳐 35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판매 추이를 볼 때 올해 목표인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