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28일 최초 공개했다. 현대차는 내년 엑스블 숄더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글로벌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7일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착용형 로봇 테크데이(Tech Day)를 열고 엑스블 숄더를 공개했다. 엑스블은 현대차·기아(000270)의 착용형 로봇 브랜드로 무한한 잠재력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able’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엑스블 숄더' 로봇을 착용한 로보틱스랩 연구원이 팔을 올려 모형 차량 하부의 부품을 체결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엑스블 숄더는 산업 현장에서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윗보기 작업’에 활용된다. 사용자의 어깨와 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준다는 특징이 있다. 완성차 산업뿐만 아니라 건설과 조선, 항공,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로봇”이라며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진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로보틱스랩이 산업용 착용형 로봇 개발에 뛰어든 건 지난 2018년이다. 2022년부터 시제품을 활용해 현대차·기아 국내외 생산 공장에 시범 적용하며 성능을 지속 향상시켜 왔다. 이 과정에서 현장 작업자 300여명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엑스블 숄더를 개발한 것이다.

엑스블 숄더의 특징은 무동력 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별도로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 보조력을 생성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가 적용돼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나 낮췄다.

현대차는 엑스블 숄더의 사업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공급하고 오는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와 다른 기업까지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장은 “향후 산업용 착용형 로봇 제품군을 보다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산업 안전 설루션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하겠다 “고 말했다.

자동차 공장에서 작업자가 상완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콘셉트 이미지. /현대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