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완전 자율주행차 관련 연방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완전 자율주행차 연간 배치 한도를 업체당 2500대에서 10만대로 확대하고, 반드시 운전자가 앉아야 하는 의무사항을 완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양산하는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에서 운행을 보조하는 레벨 2~2.5 수준이다. 레벨 4~5단계의 완전 자율주행차는 시범 운행이라도 운전자가 반드시 앉아 있어야 한다. 연간 배치 규모, 운전 조건 등 규제도 복잡한 편이다.
향후 규제가 완화되면 테슬라를 비롯해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완전 자율주행차에 해당하는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하고 2026년부터 양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선두주자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는 이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서 완전무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약 700대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고, 주당 유료 승차 건수가 10만건에 달한다.
한국은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지만, 관련 제도가 미비해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특히 레벨 4단계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볼 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시범주행을 시행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율주행 차량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법적 체계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적극적인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레벨 3~4단계 자율주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바이두는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우한 등 주요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 ‘아폴로 고’를 운행 중이다. 우한에서만 약 500대를 운행 중인데, 올해 연말까지 1000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수준에 따라 총 6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레벨 0~5가 기준이다. 레벨 0~2단계는 시스템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이라면 레벨 3단계부터는 시스템이 운전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자율주행차로 정의되는 건 레벨 3~5단계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