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질주가 3분기에도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요인)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등 고부가 차종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높였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6.5% 줄어든 3조58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42조92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3%, 당기순이익은 3조2059억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매출 41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218억원을 올리며 영업이익률 9.3%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이에 따라 현대차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417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000270)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두 회사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2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랜드 산타페(국내 맥스크루즈)에 장착된 엔진의 보증기간을 연장하면서 약 3200억원의 충당부채 전입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엔진의 불량률은 높지 않지만, 엔진 개발 시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입액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약 3조9000억원, 영업이익률은 9.1%였다.

현대차는 3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3.2% 감소한 101만180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북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실적이 골고루 탄탄했다. 북미에서는 고부가 차종인 신형 싼타페와 투싼 페이스리프트 인기에 힘입어 1년 전보다 9.3% 증가한 30만319대를 팔았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4.5% 올랐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유럽에선 작년 동기 대비 4.2% 하락한 84만1907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북미 지역 호조로 전년 대비 19.5% 증가한 20만1849대를 기록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올해 초에 매출액 성장률 4~5%, 영업이익 8~9% 증가를 제시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연간 가이던스 달성은 가능하다고 보고, 이 가이던스를 유지할 것”이라며 “글로벌 각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나 규제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로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 지역에 완공된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이달 3일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HMGMA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5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 (생산) 물량은 많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속도를 늘려나가며 가동률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분기 배당인 1500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