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22일(현지시각) 사상 최대규모로 신규 상장했다. 현대차 해외 자회사의 첫 상장이며,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다. 이번 상장으로 약 4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현대차는 인도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1위 자동차 기업을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념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 부사장, 타룬 가르그 인도권역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250명이 참석했다. 촛불 점활 시작된 기념식에서 정 회장은 증시 상장을 알리는 의미로 직접 타종에 나섰다.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 등이 타종식을 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정 회장은 기념식에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가 됐다”며 “인도가 곧 미래이므로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R&D) 역량을 확장해 2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사회를 통해 신중하고 투명하게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며 현지화에 대한 헌신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가진 인도법인 지분 17.5%(1억4219만4700주)를 인도 주식 시장에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기업공개(IPO)가 흥행했다. 공모가는 희망 가격 최상단인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책정됐고, 청약에선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공모 주식 수의 2.39배에 달하는 예약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전체 공모 금액은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했다.

현대차는 IPO 이후 인도법인의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을 통해 인도기술연구소와 남양연구소 간 협력을 강화하며 신제품과 미래 첨단 기술, R&D 역량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크레타 EV 등 전기차 출시와 함께 배터리 시스템과 구동계 등 전기차 공급망을 현지화하고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사회공헌 활동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 1996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고객과 임직원, 협력사 등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다 지난해 11월 ‘현대 사마르스’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인도의 장애인 스포츠 선수를 지원했고, 현대차의 서비스 센터 등에 장애인 고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매장 개선 작업도 진행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인도권역 사회책임 재단인 HMF(Hyundai Motor India Foundation)를 통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 쓰레기를 바이오가스와 전기로 바꿔 기부하는 자원 선순환형 사업을 진행 중이며,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첸나이에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IPO 이후에도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인도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