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현대차그룹의 내비게이션 외에 다른 업체의 지도 서비스를 쓰더라도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쿠르즈 컨트롤(NSCC)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외부 지도 서비스를 자사 차량에 연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카카오 내비나 티맵(T-map) 등 외부 지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업체들의 지도 서비스와 자사 시스템을 연결하며 오류를 줄여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조만간 개선된 시스템을 공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UD) 기술 구현이미지. /현대모비스 제공

현재 대다수 현대차에는 현대오토에버(307950)의 소프트웨어로 제작된 내비게이션이 기본 장착된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등을 이용해 외부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외부 지도를 쓰면 현대차의 내비게이션 기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현대차는 차량이 터널을 인식하고 창문을 자동으로 올리거나 환기를 끄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현대오토에버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때만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앞으로는 외부 지도를 써도 이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외부 업체의 지도 서비스를 차량과 연동시키는 건 그룹 계열사의 소프트웨어만 사실상 강제로 쓰게 한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톰톰(TomTom)이나 구글 등과 연동한 차량을 판매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현대오토에버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차량만 판매한다.

전날 진행된 국회 국토위원회의 현대차 남양연구소 현장시찰 과정에서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 편의를 위해 내비게이션 등 차량 관련 소프트웨어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자 현대차 내비게이션 담당 임원은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 환경을 개발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내비게이션 고도화를 위한 협력에 집중해 왔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려면 고정밀 지도 기술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고정밀 지도 기술은 내비게이션이 감지하지 않는 차선과 노면 마크, 도로 경사 등 세밀한 주변 정보를 반영해 ㎝ 단위의 정확도로 구현한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8월 구글과 협력에 나섰으며 지난 1월에는 3차원 내비게이션 맵을 개발 중인 미국 맵박스와 기술 제휴를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