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이런 유연성으로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을 극복할 수 있다. 최근의 위기는 점유율을 높일 기회라고 보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만난 양승열 현대모비스(012330) 글로벌영업1실 상무는 “100% 전기차 시대는 충전 인프라 등 극복해야 할 문제 때문에 조금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약속했던 것처럼 100% 전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와 관련한 준비를 많이 해왔다.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퀀텀 점프(상승 사이크) 시기가 오고 있다”고 했다.

양승열(오른쪽)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1실 상무와 이형근 EU 글로벌영업실장./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현대모비스는 최근 유럽 현지 부품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3500억원을 투자해 슬로바키아에 유럽 첫 ‘PE 시스템’ 공장을 짓기로 했다. PE(Power Electric) 시스템은 전기차 구동에 필요한 전기모터·인버터·감속기 등을 한데 묶은 부품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PE 시스템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슬로바키아에는 기아(000270),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모여있다. 현대모비스는 일부 업체로부터 수주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체코에서 배터리 시스템(BSA) 1공장을 가동했고 현재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 4월 스페인에서는 BSA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스페인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36만대의 BSA를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 시스템은 약 14㎞ 떨어진 팜플로나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만드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탑재된다. 양산은 2026년부터 시작된다. 아래는 양 상무, 이형근 EU 글로벌영업실장과의 일문일답.

현대모비스의 파리모터쇼 프라이빗 전시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파리모터쇼 참가 이유는.

(양 상무) “현대모비스는 2009년부터 수출 아이템이 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최근 상당히 많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2년 전부터는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주요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영업 활동을 해왔다.”

─제조사들이 관심 있어 하는 기술은.

(양 상무) “전동화에 관한 기술은 모두 관심 대상이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기술은 차세대 전기차 구동시스템(PE 시스템), 배터리 시스템(BSA), 전장 소프트웨어 플랫폼, 투명 디스플레이, 차세대 샤시 시스템(XBW) 등 총 10개다. 유럽 시장의 기술 트렌드를 분석해 전시 제품을 선정했다.”

─모비스의 경쟁사는.

(양 상무) “브레이크의 경우 보쉬나 콘티넨털, 램프는 발레오 등이 있다.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중국 업체는 어떻게 평가하나. 모비스의 강점은.

(양 상무) “현대모비스 제품의 품질과 완성도는 중국보다 뛰어나고, 상당히 앞서 있다. 이런 평가는 유럽에서 수주할 때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005380)·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점도 작용했다. 해외 다른 제조사가 현대차·기아를 벤치마킹할 때 주요 부품을 현대모비스가 납품한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 실장) “고객이 요구하는 것은 크게 코스트(원가), 퀄러티(품질), 딜리버리(납품) 등 세가지다. 코로나 사태와 반도체 대란 당시 납기 지연이나 물량 부족, 가격 인상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잘 대응하면서 고객사의 신뢰를 얻게 됐다.”

─유럽 이외에 관심 있는 다른 해외 시장은.

“(양 상무) “오랜 기간 공들이고 있는 시장이 인도다. 인도는 내수 시장도 있지만, 인도에 거점을 두고 수출하는 글로벌 부품사가 꽤 많다. 인도 현지 완성차 제조사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를 제외하면 동남아시아 쪽에서도 우리가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