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올해 들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및 전기차 화재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 전기 승용차의 국내 진출도 예고돼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순수전기차(BEV) 수입액은 12억9000만달러(약 1조720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8억4800만달러(약 1조1300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66%를 차지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3억3800만달러), 미국(4400만달러), 영국(2300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작년까지 한국의 전기차 수입 1위국은 독일이었고, 중국은 2위였는데 올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848% 폭증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그간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 대부분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였다. 전기버스의 경우 중국산이 국내 시장에 이미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버스 점유율은 40.7%로 국산 버스 점유율(59.3%)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산 테슬라’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중국산 테슬라는 미국산보다 싼 가격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수입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395.4% 늘어난 1만41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테슬라 모델3(7026대)도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중국산을 넘어 중국 브랜드의 전기 승용차의 ‘한국 상륙’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BYD(비야디)가 저가 전기차를 들고 한국 승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우리 시장이나 후발국 시장 등에서는 (중국 전기차에)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리는 실정”이라며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 방식의 혁신 및 공급망 효율화 등이 필요하고 중국의 가격 경쟁력 원천 파악을 위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한국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작년(10.4%)보다 0.8%포인트 줄어든 9.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