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과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정부 규제 완화, 기업 투자로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 사내 벤처 1호 기업 타운즈가 지난 2021년 출시한 차량 중개 플랫폼 ‘타운카’ 이용 건수는 현재 약 9000건이다. 회원 수는 약 5만명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0만명 수준이다.

타운카에 등록된 경기도 성남시 차주의 EV9 어스4WD 차량. /타운카 캡처

타운카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민이 자신의 차량을 플랫폼에 등록하면, 다른 주민이 차주가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 때 대여하는 서비스다. 차주는 수수료 수익과 세제 혜택을 누리고, 이용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을 쓸 수 있다.

차량은 최소 4시간부터 10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고 차주 의지에 따라 1박 이상, 연일 대여도 가능하다. 차량 대여 가격은 차주가 정하는데, 통상 아반떼급 차량의 하루 대여 금액은 3만~5만원 수준이다.

타운카에 차량을 등록하면 합법적 대여가 가능한 영업용 차량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자동차세를 90% 감면받는다. 배기량, 유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년간 약 300만원의 세금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신차나 중고차를 구입해 등록하면 부가가치세, 취등록세 등도 감면된다.

유휴 자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유사하다. 국내에는 타운카가 유일하지만 해외에서는 투로(미국), 카넥스트도어(호주) 등 자동차판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서비스가 확산돼 있다. SK(034730), 현대차(005380)는 각각 투로, 카넥스트도어에 투자하기도 했다.

우버, 쏘카 등 기존 차량 공유 서비스는 여행객, 출장자 수요가 많지만, 타운카는 주거단지가 밀집된 한국의 특성에 맞춰 이웃을 공략한다는 특징이 있다. 차량을 빌리고 반납하는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편하고, 사용자가 이웃으로 한정돼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은 편이다.

타운카 어플리케이션(앱) 화면. /타운카 캡처

타운즈는 2021년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적용받아 경기도 하남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고, 사용 지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는 성남, 수원, 용인 등 경기도 전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들어 정부가 특례 조건을 완화하면서 향후 사업 확장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운카 서비스 출범 당시 약 500대로 시작한 차량 등록대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 3월 타운카의 차량 등록 기준, 참여자 거주지 형태, 사업 가능 차고지 반경 등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 규제 완화 직후 일주일 만에 100대 이상의 신규 차량이 등록됐다. 총 차량 대수는 공개되지 않지만, 현재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차량이 등록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에는 최초 등록일로부터 2년 이내 신차급 차량만 등록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누적 주행거리 7만㎞ 이내 차량이면 최대 8년까지 등록할 수 있다. 차주의 거주지 요건은 아파트, 오피스텔에서 빌라, 다세대 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등으로 확대됐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 회장은 사내 벤처 타운즈를 비롯한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타운즈는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모빌리티 관련 대기업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약 50억원을 투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