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086280)가 제주도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관리체계 구축에 나선다. 현대글로비스는 제주도, 제주 테크노파크(TP)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규복(왼쪽부터) 현대글로비스 대표, 오영훈 제주도지사, 문용석 제주테크노파크 원장이 지난 14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현대글로비스 제공

협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재활용 및 재사용 사업화와 지역 산업 상생방안 발굴에 나선다. 제주도는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하고, 제주TP는 시험평가 기능 강화 및 산업 관리체계 운영을 담당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반납대상 배터리 운송을 추진한다. 대기환경보전법 제58조(저공해자동차운행 등) 5항에 따르면 전기차 구입 시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은 소유주는 차량 등록 말소 시 지자체에 차량의 배터리를 반납해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2020년 12월 말 전에 등록된 전기차 2만1000대가 배터리 반납 대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 반납된 배터리는 제주TP에서 보관 중이다. 향후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배터리 재활용 인프라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제주도에 배터리 재활용 인프라가 확대되기 전까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전용 회수 용기에 해당 배터리들을 담아 운용 중인 선박에 실어 육지로 운송한다. 회수 용기는 여러 층에 배터리를 담아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게 제작돼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옮겨진 배터리는 현대글로비스가 경남 김해 등에 마련한 재활용 거점에서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전처리란, 사용 후 배터리에 남아 있는 전력을 물리적으로 방전시키고 해체한 뒤 불순물을 제거한 이후 양극재 분리물인 블랙파우더를 만드는 공정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제주도에 최초로 사용 후 배터리 전처리 설비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설비 등이 도입되면 제주도 내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배터리는 육상으로 운송할 필요 없이 제주도 내에서 재활용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제주TP의 배터리 물류센터 운영과 제주지역 폐차장 등에 관리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더불어 제주도에서 발생한 사용 후 배터리 중 재사용이 가능한 물량으로 에너지저장장치(UBESS)를 제작해 지역 내 태양광 또는 풍력 발전 장비나 전기차 충전기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단일화된 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제주지역의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