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일본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높은 연료 효율을 갖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엔저(円低·엔화 약세)로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게 주효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로 잘 팔리던 미국차는 전기차 테슬라의 합세에도 고전 중이다. 수년간 가격을 올리면서 내연기관차 위주의 저효율 제품군에 주력한 탓에 소비자가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에 등록된 신차는 총 125만8089대로 이 가운데 테슬라·지프·포드·링컨·쉐보레 등 미국 국적차는 1.6%(2만469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작년 같은 기간 미국차는 2만6456대로 점유율 2.2%를 기록했는데, 판매는 22.6%, 점유율은 0.6%포인트(P) 하락했다.
작년에 시장 점유율 1.2%였던 일본차는 올해 1~10월 1만8852대가 신규 등록돼 전년 대비 35.3% 증가했다. 점유율도 1.5%로, 0.3%P 확대됐다. 미국차와의 차이는 1000여대에 불과하다.
일본차의 약진은 제품군 대부분을 구성하는 하이브리드차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에 전기모터가 동력을 더하는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차 대비 효율이 20~30% 높다. 전기동력을 활용하면서도 충전 등의 불편함이 없다.
1~9월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38% 늘었고 신차 중 비중이 20%에 달했다. 수입차의 경우 올해 9월까지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비율은 32%에 이른다.
일본차는 엔저 현상으로 신차의 가격 인상폭이 적다. 한일관계 개선으로 일본차 이미지가 좋아진 영향도 받는다. 일본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는 렉서스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1만1007대 판매돼 전년 대비 93% 성장했다. 도요타는 6771대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미국차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주춤하다. 테슬라는 올해 10월까지 1만1876대 판매됐는데, 전년에 비해 8.9% 감소했다. 지프(3633대)와 포드(2790대)는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각각 39.4%, 34.9% 줄었다.
미국차의 부진은 제품군이 SUV 위주이고 눈에 띌만한 신차가 없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소비자 선호가 줄어드는 내연기관차 위주이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을 지속적으로 높이면서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