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에 이어 기아(000270)도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판매 대상에서 일단 전기차를 제외했는데, 기아는 전기차도 판매한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 출범 행사를 열었다. 현대차는 전날부터 인증 중고차 판매를 개시했고, 기아는 다음달 1일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기아는 신차 출고 후 5년·10만㎞ 이내 무사고 차만 인증 중고차로 판매한다. 중고차를 매입한 뒤 ▲상품화센터 입고 검수 ▲교환∙판금∙도장∙복원 ▲기능 수리 ▲소모품 교환 ▲상품화 검수 ▲인증 검수 ▲프로텍션 패키지 작업 ▲유리막 코팅 ▲출고 검수 등 9단계 작업으로 상품화한다. 인증 검수 단계에선 차체, 움직임, 내∙외장, 섀시, 전장, 파워트레인(동력계) 등 6개 부문에 걸쳐 200개 항목을 정밀 검수한다. 기아는 완성차 공장에서 진행하는 PDI(Pre-Delivery Inspection·인도 전 검사) 목록을 중고차에 맞게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현대차와 달리 전기차도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만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고 있다. 추후 전기차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전기차·수소차의 중고차 거래 건수가 연간 약 1만2000대에 불과해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반면 기아는 다음달부터 곧장 전기차를 중고차로 판매한다.
전기차 잔존가치 산정을 위해선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 평가가 필수적이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진단 기계인 ‘스마트 EV 설루션’을 통해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 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한다. 또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최대 주행 거리를 측정해 신차의 주행거리와 비교한다. 매입한 전기차를 총 5개 등급으로 나누고, 3등급 이상만 판매한다.
기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중고차 매각 시 받을 수 있는 가격까지 고려해 신차를 구매한다”며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잔존가치를 형성해 거래를 활성화해야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차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나, 중고 전기차 시장은 전체 중고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에 불과하다.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 평가와 가격 산정 기준이 없어, 판매 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 간 거래 비중이 64%에 달한다.
기아도 현대차처럼 우선 온라인으로만 중고차를 판매한다. 기아는 오는 2025년 ‘기아 인증 중고차 익스피리언스 파크’라는 인증 중고차 오프라인 전시장을 개관할 예정이다. 700여대의 인증 중고차와 각종 용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 공간으로 조성한다. 트랙 주행 시설까지 마련해 고객이 중고차를 현장에서 바로 시승하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