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현대차(005380) 울산공장 3공장에서는 현대차의 대표 세단 아반떼를 제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자동차 제조 공정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의장라인에 들어서자,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 차의 뼈대가 한 대씩 천천히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컨베이어 벨트 앞에 대기하던 기술직(생산직) 근로자들의 손을 거치자, 뼈대가 금방 완성차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자동차 후면에 ‘아반떼’가 아닌 수출명 ‘엘란트라’를 표기한 차도 일부 보였다.
의장라인은 자동차 제조 공정 4단계 중 마지막 공정이다. 자동차는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순으로 만들어진다. 프레스 공정에선 코일 형태의 철판을 프레스 기계로 압착해 자동차용 패널로 제작한다. 차체 공정에선 패널을 용접하고 조립해 차의 뼈대를 만든다.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고 위험한 작업이라 산업용 로봇이 이 작업을 100% 맡는다. 이후 도장공정에서 완성된 차체에 색상을 입히고, 의장라인에서 부품을 장착하면 차가 완성된다.
의장라인에선 2만가지가 넘는 부품을 차 내부에 장착한다. 작업자의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이기 때문에 전체 작업의 90%를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앞좌석 시트와 유리 장착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옮기는 일부 작업만 로봇이 담당한다.
의장라인에 들어선 차 뼈대는 우선 전장 계열 부품부터 장착을 시작했다.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배선을 설치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엔진제어장치(ECU)와 브레이크 페달, 엔진·변속기, 서스펜션 등 구동 부품을 탑재한 뒤 시트, 유리, 타이어 등 내외부 인테리어에 해당되는 부품을 차례로 장착했다. 의장라인의 맨 끝단에는 ‘OK 테스트라인’이 최종 검수를 맡고 있었다. 타이어 정렬 상태를 확인하고 제동 시험, 헤드램프 각도 조절, 수밀 검사(누수 검사) 등을 수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완성된 자동차는 주행 검사를 거친 뒤 출고 전 대기장으로 이송된다. 엘란트라 같은 수출용 차는 수출 부두로, 국내 판매용 차는 내수용 완성차 대기장으로 각각 이동한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부에 수출 전용 부두를 갖추고 있다. 5만t(톤)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울산3공장에서 차를 타고 10여분 이동하니, 수출 부두에 현대차·제네시스 차가 수천대씩 주차된 모습이 보였다. 부두의 길이만 약 830m(미터)로, 무려 4600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다. 7만6000t 급의 가장 큰 수출 선적선에는 엑센트가 최대 6900대 들어간다. 현대차는 연간 최대 110만대를 이 선적 부두를 통해 수출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약 500만㎡ 규모로, 축구장 670개 크기다. 여의도 전체 면적(840만㎡)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1공장에서 5공장까지 5개의 완성차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별도로 엔진공장과 변속기공장, 소재공장 등도 가동하고 있다. 공장 내에는 소방서와 병원이 마련돼 있고, 44개의 버스 정류장이 있다. 직원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21대의 구내 버스가 공장 내에서 쉼 없이 달렸다.
울산공장에서는 총 3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를 생산하고 있다. 연산 총 14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울산공장은 2년 뒤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새로 가동한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울산공장 내 23만㎡(약 7만1000평) 부지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이다. 현대차는 약 2조원을 투자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울산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하는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