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올해 2분기에 매출액 4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기며 각각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정의선 웨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친환경 차종 판매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2분기에 매출 42조2500억원, 영업이익 4조238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17.4%, 42.2% 늘어난 수치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작년 2분기보다 12.7% 많은 20만6000대를 판매했고 북미에서는 11.7% 증가한 26만9000대를 팔았다.
유럽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늘어난 16만6000대를 기록했다. 인도에서는 전년 대비 9.2% 성장한 14만9000대를 판매했다. 그간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61.8% 증가한 6만대를 팔았다.
현대차가 2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전략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이다. 올해 2분기 현대차가 세계 시장에 판매한 105만대 중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의 비중은 58.7%다. 지난 1분기 57.8%에서 소폭 늘었고, 2020년 2분기(49.2%)와 비교하면 10%포인트(P) 가까이 늘었다.
SUV와 제네시스는 현대차 제품 중에서도 판매 단가가 높은 차로 꼽힌다. 여기에 국내 대표 고급 세단인 7세대 신형 그랜저의 판매 호조도 현대차의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 현대차는 2013년 2분기 10.4%에 이어 10년 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0.0%)을 기록했다. 이 역시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역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유럽은 친환경차 비중이 전체 판매의 30%를 넘는다. 국내는 지난해 2분기 19.8%였던 친환경차 비중이 올해 2분기 27.8%로 크게 늘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지정학적 위험, 환율 변동,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가 다소 침체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체력을 길렀다는 것이다.
서강현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현대차는 제네시스로 고급차 시장에 진입해 연간 20만대를 판매하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며 “또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수익이 나는 SUV를 강화하고 있어 경기가 다소 둔화하더라도 충분한 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