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차(005380)는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수입차는 판매량이 늘었다. 상용차는 버스나 트럭 등 상업용으로 쓰는 차를 말한다.

2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입 상용차 판매량은 2410대로 작년 1분기(1924대) 대비 판매량이 25%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볼보트럭(353대→434대), 스카니아(192대→260대), 만트럭(199대→182대), 하이거버스(3대→148대), 메르세데스-벤츠(149대→135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벤츠를 제외하면 대부분 브랜드의 판매량이 상승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버스 하이거의 약진이 돋보인다.

현대차 상용차 라인업. /현대차 제공

반면 국산 상용차는 올해 1분기에 5만1800대가 판매돼 작년 1분기(5만7512대)보다 판매량이 10% 줄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판매량이 678대에서 1410대로 108% 증가했으나, 현대차 판매량이 3만8512대에서 3만2506대로 16% 감소하며 전체 국산 상용차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 집계를 보면, 소형 상용차인 포터와 그랜드 스타렉스는 작년 1분기에 총 3만2340대가 판매됐으나, 올해 1분기에 포터와 스타리아(그랜드 스타렉스 후속 모델)는 2만5109대가 판매돼 22% 줄었다. 중대형 버스와 트럭 판매량도 작년 1분기 7396대에서 올해 1분기 6182대로 16% 감소했다.

수입 상용차 판매가 늘어난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수요보다 물류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은 1톤(t)급 포터나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 등이고 수입 상용차는 중대형 트럭이 많다. 중대형 트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수입차 점유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중대형·대형 트럭이 주력인 타타대우상용차 관계자는 “작년엔 시장이 워낙 안 좋았던 반면,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응축된 소비심리가 숨통이 트이며 상용차 시장도 어느 정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며 “물류 시장 성장으로 작년보다 물류 이동이 늘었고, 이에 따라 트럭 수요도 작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항구 자동차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형 상용차와 버스를 제외하면 상용차 시장 주력은 덤프트럭인데, 특히 덤프트럭 시장에서 현대차가 수입 상용차 기업에 시장을 완전히 내줬다”면서 “증가한 중대형·대형트럭 수요가 현대차로 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 상용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작년에 상용 사업본부 조직을 개편하며 대부분의 기능을 승용 부문으로 내줘 상용차 시장 경쟁력이 더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