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 'G클래스' 주문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접수한 주문 물량만 생산해도 2024년 4분기까지 일정이 꽉 차 있어, 당분간 신규 주문은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벤츠는 독일 내 G클래스 주문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지난달까지 들어온 주문은 2024년 4분기까지 생산될 물량이다. 벤츠 G클래스는 한 대 가격이 2억원에 육박하는 고가 모델이지만, 생산 능력을 뛰어넘는 초과 수요가 이어지면서 새 차를 주문하려면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한다. 주문 이후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시기는 더 늦다.

벤츠의 정통 오프로드 모델 'G 400d'./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벤츠는 지난해 전 세계에 4만1000여대의 G클래스를 판매했는데, 이는 1979년 처음 G클래스모델이 출시된 이후 최대 판매 기록이다. 벤츠는 고수익 모델인 G클래스에 반도체 등 공급난이 이어지는 부품을 우선 할당하는 방식으로 생산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에서도 '출고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올해 73만대를 판매할 계획인데, 지난해부터 밀린 주문량만 42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생산하는 물량의 절반 정도가 지난해 주문 물량이라는 의미다. 주요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이 1년 안팎으로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는데, 글로벌 인기 모델의 경우 대기 기간이 3~4년으로 더 길다.

도요타 인기 SUV 모델 '랜드크루저'./도요타 제공

일본에서도 인기 SUV 모델의 대기 기간이 4년에 이른다. 도요타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랜드크루저'는 일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모델로, 지금 주문하면 인도까지 대기 기간이 최대 4년에 달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1951년 처음 출시된 랜드크루저는 지난해까지 총 1060만대가 팔린 도요타의 최장수 인기 모델로, 도요타는 지난해 랜드크루저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았다. 도요타는 차를 주문한 소비자가 기다려야 하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새해에도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 대기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