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다소 개선됐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다시 심해지면서 신차 출고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달에 차를 계약한 사람들은 1월에 계약한 사람보다 대기 기간이 1~2개월은 더 길어졌다.
7일 현대자동차 생산 계획표에 따르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의 경우 가솔린·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모두 출고 일정이 미정이다. 반도체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서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주말 특근도 투싼 생산 라인은 작년 12월 첫째 주 이후 두 달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현대차 중에서 가장 빨리 받을 수 있는 차량은 팰리세이드다. 가솔린 모델은 4주, 디젤 모델은 6주만에 받을 수 있다. 신형 쏘나타는 6~7주가 걸린다. 그 외의 차량은 수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같은 모델이어도 가솔린·디젤보다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차의 출고가 늦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5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그랜저의 경우 가솔린 3.3과 LPI는 8주인 반면 가솔린 2.5는 5개월, 하이브리드는 6개월이 걸린다. 코나는 5개월, 코나 하이브리드는 7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싼타페 가솔린·디젤은 3개월, 하이브리드는 8개월이 걸린다. 아반떼는 가솔린·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모두 7개월 이상, 아이오닉 5는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 울산 공장 주말 특근은 주로 제네시스 생산 라인 위주로 시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말마다 특근을 했으나 최근 1년간에는 작년 12월 첫째주에만 주말에 가동을 했다.
지난 주말에는 제네시스 생산 라인과 스타리아, 포터, 팰리세이드 일부 생산 라인에서 특근을 실시했다. 지난주 공장 측에서는 싼타페 생산 라인도 특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회사측에 요청했으나, 반도체 부족으로 주중에도 빈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야 하는 상황(공피치)이어서 특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에는 싼타페 뿐 아니라 제네시스 GV70, GV80도 공피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 안에는 반도체 부족 상황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 르네사스는 상반기까지 공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곳도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는 “2023년 하반기는 돼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