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로보택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크루즈(Cruise)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뱅크는 크루즈의 자율주행차가 곧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3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투자금은 소프트뱅크가 전 세계 IT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비전펀드에서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8년 크루즈에 총 2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하면서, 9억달러를 우선 투자하고 나머지는 크루즈의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점에 투입하기로 했었다. 이번 투자는 크루즈의 자율주행기술 상용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이뤄지는 것이다.

크루즈 홈페이지 캡처

크루즈는 운전자가 없는 로보택시에 승객을 태우기 위해 필요한 허가를 대부분 받아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의 공공 도로 중 제한된 지역에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자율주행차 30대를 운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30마일(시속 약 48㎞)로 제한했다.

다만 이 로보택시가 승객들로부터 요금을 받기 위해선 추가 허가가 필요한데, 크루즈는 이를 허용해 달라는 신청서를 캘리포니아주 공공시설위원회(Cal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에 제출한 상태다. 이 허가만 받아들여지면 로보택시로 상업 운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앞서 GM은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와 같은 신사업 확장을 통해 연간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2030년 매출 목표는 2800억달러(약 335조원)다. 이 중에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와 기타 신사업이 800억달러(약 96조원)의 비중을 차지하며, 이를 위해 크루즈는 6년 안에 500억달러(약 59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캘리포니아주는 자율주행 등 신기술에 대해 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를 관리하기 위한 법안이 아직 완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크루즈가 해당 허가를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제조업, 운송업 등에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동차 업체들에 대해 자율주행 기능이 안전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가 자율주행 시스템과 관련된 사고를 NHTSA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자동차에 탑재된 새로운 기능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명되면 NHTSA가 개입해 해당 기능을 변경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