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르노그룹은 ‘리-팩토리(Re-factory)’ 프로젝트의 1년 성과를 발표했다. 르노그룹은 2020년 11월말 1만1000㎡ 규모의 프랑스 플랑 공장을 리팩토리 공장으로 바꿨다. 이 곳에서는 주요 부품을 재활용해 중고차를 개조하거나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해체한 뒤 재생하는 작업도 한다. 플랑 공장에서는 지금까지 1500대 가량의 중고차가 개조되었으며 약 2000개의 재생배터리가 탄생했다. 르노그룹은 리팩토리 공장을 중심으로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전세계 공장 16곳 중 11곳을 친환경 전기로 가동하고 있다. 기아(000270)는 2040년부터 모든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고 2045년까지 모든 생산현장 및 사무시설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를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조 과정부터 폐기 후 처리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충전용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수년 내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친환경차 제조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제조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4%는 도로와 철도, 항공과 해양 등 운송을 위해 연소하는 화석연료로부터 배출된다. 유럽 최대 자동차기업인 아우디폭스바겐그룹에 속한 12개 브랜드 차량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지난해 기준 약 3억6900만톤(t)으로 전세계 배출량의 2%(상용차 1%, 승용차1%)를 차지한다.
최근 환경에 대한 문제 의식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은 탄소국경조정제도와 탄소발자국 등 탄소배출에 관한 기준 및 과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탄소국경제도란 탄소배출량 감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세다. 탄소발자국은 제품 생산·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지표다. 이같은 규제로 완성차 업계는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고 친환경 발전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탄소중립 공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우디 브뤼셀공장은 2018년에 탄소중립 공장으로 처음 인증받았다. 아우디는 2012년부터 브뤼셀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녹색 전기를 연구왔으며 이를 통해 연간 4만톤 이상의 탄소 발생을 줄였다. 2025년까지 전세계 모든 아우디 공장의 탄소 중립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완성차업계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볼보의 스웨덴 토슬란다 공장도 탄소중립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우디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발전을 이용하고 바이오가스 및 산업 폐열로 난방을 한다.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는 벤틀리가 처음으로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구축해 탄소중립에 도달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탄소중립 공장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는 204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주요 그룹사인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위아(011210)를 포함해 협력사들까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인도공장은 외부 발전사를 통해 약 85%의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공급받고 있다. 기아 역시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의 생산시설부터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