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 환자가 다시 폭증한 가운데 오프라인으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가 7일(현지 시각) 폐막했다.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참여가 예년보다 부진했지만, 자동차 업체는 물론 IT 업체들도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면서 미래차 시장의 ‘빅뱅’을 예고했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를 넘어선 새로운 모빌리티로 영역을 확장 중이고, IT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2'./연선옥 기자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CES의 공간은 이전보다 훨씬 확대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서쪽에 새로운 전시 공간(웨스트홀)을 마련한 덕분이다. 올해 이곳은 자동차 업체들의 전용 전시장으로 쓰였는데, 부스를 차린 업체는 현대차와 볼보, 스텔란티스, 피스커, 빈패스트 등 일부에 불과했다. 2년 전 CES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CES가 ‘오토쇼’로 변신했다는 평가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CES 내 자동차 업체의 입지가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IT 업체들이 부스를 차린 센트럴홀에 들어서자 올해도 ‘자동차’는 CES를 주도하는 핵심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005930)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차량 앞 유리에 다양한 교통 정보를 표시하는 미래차 기술을 선보였다. 차량이 운전자의 집중 상태를 감지하고, 필요한 경우 실내 환경을 변화시켜 운전자 집중도를 높이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일본 가전제품 업체 소니는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번 CES에서 두 대의 전기차 콘셉트를 전시한 소니는 곧 전기차 자회사 ‘소니모빌리티’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가 IT 기업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오른 셈이다. 온라인 행사를 연 퀄컴과 인텔은 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을 발표했다.

'CES 2022' 삼성전자 부스 모습./연선옥 기자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모빌리티를 더 넓은 영역에서 정의하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IT 업체들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자구책이다.

이번 전시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회장은 CES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자동차 회사에서 플랫폼 혁신가로 전환하고 있다”며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써 맛춤형 모빌리티를 판매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이번 CES에서 커넥티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CES 전시 주제를 로보틱스 기술로 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다양한 사물에 이동능력을 부여하는 ‘사물모빌리티(MoT) 생태계와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이 로보틱스 미래의 핵심”이라며 “로보틱스는 자동차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