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는 글로벌 IT와 자동차 업체들이 벌이는 ‘로봇 전쟁’을 그대로 보여준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은 빠르게 성장하는 자율주행 산업의 핵심일뿐 아니라 물류·제조 분야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기업의 기술력이 집중되고 있다. 로봇은 최근 몇 년 간 CES에 참가한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력을 선보인 단골 주제였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더 진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퍼스널모빌리티 콘셉트./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이번 CES 2022에서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사물모빌리티(MoT) 생태계 비전을 공개했다. 사물에 결합하면 이동 능력을 갖추게 하는 ‘플러그 앤드 드라이브(PnD) 모듈’과 로보틱스 솔루션 ‘드라이브 앤드 리프트(DnL) 모듈’을 장착한 ‘모베드’도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몇 년 전부터 “현대차는 앞으로 자동차가 50%,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이 30%, 로보틱스가 20%인 회사가 될 것”이라며 로봇에 주목해왔다. 지난 2019년 CES에서는 ‘걸어 다니는 자동차’를 공개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

현대차가 2019년 CES에서 공개한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레베이트'./현대차 제공

현대중공업과 두산 역시 이번 CES에서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로보틱스는 ‘산업과 일상의 로봇화’를 주제로 전시관을 함께 꾸리고,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는 자율운항기술이 핵심이 되는 미래 해양 모빌리티를 소개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은 카메라 로봇을 선보인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전시장에 설치된 드럼을 연주하고, 스튜디오 공간에서는 공연 촬영에 특화된 카메라로봇도 경험할 수 있다.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한 삼성전자도 AI,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5G) 등 혁신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와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정식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삼성전자가 CES 2022에서 선보이는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오른쪽부터)와 'AI 아바타',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CES에서도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선보였다. 물건의 위치나 형태를 스스로 인식해 잡거나 옮기며 집안일을 돕는 로봇이다.

LG전자(066570)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로봇 기술력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등 5G와 AI를 접목한 로봇 제품을 공개한다. LG전자는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고 로보스타를 인수해 로봇사업을 본격화했다.

한편 완성차가 거대한 스마트 기기로 변모하면서 CES에 참가하는 완성차 업체도 늘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참가하는 2200여개 기업 중 완성차, 부품사, 자율주행 관련 기업은 200여개 업체로,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오미크론 확산 등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늘었지만, 제네럴모터스(GM)는 탄소중립과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고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를 공개한다. 스텔란티스 그룹은 크라이슬러의 첫번째 전기차 ‘에어플로우’를 선보인다. 베트남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는 올해 처음 CES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