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전기차 배터리 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과 협력에 나섰다. 전기차가 충전소를 찾아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어를 갈 듯 충전된 배터리로 갈아 끼우는 배터리 교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 과정에서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되는 배터리 충전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돌파하기 위한 시도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중국에서 배터리 교체 사업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가 관련 사업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이 시범 사업에 나서고 있어 배터리 교체가 전기차의 최대 단점인 배터리 충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중국 정부는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분리해 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가 하면 베이징, 난징, 우한, 싼야, 충칭, 창춘, 허페이 등 11개 도시를 전기차 배터리 교체 사업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CATL은 작년 8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와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에 배터리를 대여해주는 합작사 BAC를 설립했다. 니오는 일찌감치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출시했는데, 최근에는 상하이자동차도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 ‘룽웨이Ei5′를 출시했다.
배터리 충전은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이다. 전기차 보급 초기 단계라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충전 시간이 짧지 않다는 게 문제다. 급속 충전을 사용해도 30분 내외가 걸리고, 일반 충전의 경우 몇 시간이 걸린다.
반면 미리 충전해 둔 배터리를 교체하는 경우 걸리는 시간은 3분 안팎에 불과하다. 배터리 교체 방식을 활용하면 배터리의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운전자들은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급속 충전을 선호하지만, 배터리 교체소에서 관리하는 배터리는 완속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 교체소는 충전소보다 작은 공간을 활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배터리 교체 방식이 바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전기차 대부분은 배터리를 쉽게 교체할 수 없다. 교체 대상인 배터리의 소유권을 누가 갖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전기차 모델 간 호환이 가능한지도 해결돼야 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교체 사업을 ‘신 인프라’로 규정해 별도의 지원 방침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교체 인프라를 확대하면 배터리 충전과 교체 네트워크가 상호 보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