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테슬라가 최근 국내에서 인기 세단 모델3의 국내 인증절차를 새로 밟고 있다. 그런데 일부 공개된 제원이 기존 모델3와 차이가 있어, 지금까지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되던 LFP 배터리 탑재 테슬라가 국내에도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모델3 연식변경 모델의 국내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 시스템(KENSIS)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6일 배출가스 관련 인증을 완료했으며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스탠다드플러스 후륜모델의 일부 제원이 공개됐다. 모델3 스탠다드플러스 후륜모델은 현재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테슬라가 새로 인증받는 모델3는 공차 중량이 기존 모델 대비 105㎏ 무거워졌다. 기존 모델의 공차 중량은 1645㎏인데 새 모델은 1750㎏다. 배터리 용량도 달라졌다. 새로운 모델의 축전지 정격전압과 축전지 용량을 통해 간단히 계산한 배터리 용량은 59.685㎾h로, 현재 모델3에 탑재되는 50㎾h 용량의 배터리와 차이가 있다. LFP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무거우며, 테슬라는 현재 차량에 쓰이는 LFP 배터리의 용량을 60㎾h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적이 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수입되는 모델3에 NCM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가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10월 컨퍼런스 콜에서 향후 모든 기본형(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에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3를 팔았으나 지금은 미국 등으로 판매처를 넓혀가고 있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낮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h당 LFP 배터리 셀 가격은 통상적으로 쓰이는 NCM 배터리보다 약 30% 저렴하다. NCM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원료보다 가격이 저렴한 철과 인산을 사용하고, 리튬이온 이동에 따른 배터리 셀 열화 정도가 크지 않아 수명도 비교적 길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 3가 들어오면 가격도 낮아질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LFP 배터리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3 가격은 24만9900위안(약 4671만원)으로 기존 모델의 가격(30만9900위안·약 5790만원)보다 1100만원가량 싸다. 가격은 낮아지지만 LFP 배터리 특성상 최대 주행거리나 ㎏당 에너지 밀도는 떨어질 수 있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3가 수입될 경우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모든 테슬라 차량은 미국 프리몬트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LFP 배터리는 특허문제로 9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차량은 대부분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LFP 배터리를 확대 적용하면서 프리몬트 팩토리에 배터리를 공급해 생산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프리몬트 팩토리의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로 상하이 팩토리의 두 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LFP 배터리 탑재를 늘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상하이 공장 생산품을 한국과 일본 등으로 보내는 방안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중국산 테슬라가 들어온다고 해도 가격 메리트가 있을 것이고, 예전과 달리 중국산 차량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져서 인기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전량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볼보 S90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