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투자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셔틀이 이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레벨4 수준으로, 해당 자율주행차에는 레이더 센서 5대와 카메라 7대가 설치돼 200m 범위 도로 상황을 감지한다. 라이다(LiDAR)는 탑재되지 않았다.
현대차를 포함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당수가 자율주행을 구현할 주요 센서 부품으로 라이다를 활용하고 있는데, 포티투닷은 비싼 라이다 대신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율주행 수준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 부품을 활용하는 업체 간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3개 센서는 ‘자율주행의 눈’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부품인데, 자율주행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부품을 활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지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수준 높은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를 모두 활용하면 된다. 각 센서의 장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레이더는 거리 측정이 비교적 정확하고 라이다는 레이더가 인식하지 못하는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다. 카메라는 라이다나 레이더보다 사물을 훨씬 잘 구별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많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완성차를 판매하려면 모든 센서를 활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소한의 센서를 쓰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테슬라가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하는 이유도 비용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라이다는 너무 비싸다”라며 “라이다는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고 멀했다. 테슬라는 사람이 두 눈(카메라)으로 외부 환경을 파악하면 뇌(AI)가 판단해 장애물을 피하는 것처럼 카메라만으로 외부 환경을 보는 자율주행차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제성만큼이나 안전성이 중요한 자동차의 특성상 카메라만 쓰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주류의 목소리다.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레이더나 라이다로 보완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센서 하나만 고집하기보다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전방 카메라,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센서퓨전’ 기술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후측방 카메라, 전측방 라이다를 추가로 활용하면 인식 대상을 확대하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역시 장기적으로 라이다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카메라 센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카메라와 함께 라이다를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