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독일차·친환경차·고급차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차 점유율이 절반을 넘은 가운데, 1억원 이상의 고가 차량이 주를 이루는 포르셰,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의 점유율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디젤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친환경차의 판매량은 급격하게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9월 국내에 출시한 'G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메르세데스-벤츠 제공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1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점유율이 68.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벤츠 판매량은 6만9400대, BMW는 6만1436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점유율이 각각 27.5%, 24.4%로 파악됐다. 두 브랜드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51.9%로 올해 신규 등록된 수입차 가운데 2대 중 1대는 벤츠 또는 BMW였다.

수입차협회에 등록된 23개 브랜드 중 벤츠와 BMW를 제외한 곳은 점유율이 10%도 채 되지 않았다. 벤츠, BMW 다음으로는 아우디 2만1242대, 볼보 1만3635대, 폭스바겐 1만3444대로 점유율이 각각 8.4%, 5.4%, 5.3%였다. 점유율 상위 5개 브랜드 중 비(非) 독일차 브랜드는 볼보 뿐이었다.

BMW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530e i퍼포먼스'가 무선 충전하는 모습./BMW 제공

이들 독일차 브랜드는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을 쏟아내며 판매량을 다졌다. BMW는 X1부터 X7까지 SUV 풀라인업을 올해 완성했고 지난해 말 출시된 5시리즈 세단 신차 효과로 작년 대비 판매량이 16.7% 증가했다.

1억원 이상 고가 자동차 판매 점유율도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에는 2만8998대, 2020년에는 4만3158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점유율이 각각 11.8%, 15.7% 수준이었다. 올해 1~11월 1억원 이상 고가 자동차 판매량은 5만4386대로 점유율이 23.3%로 집계됐다.

포르쉐 타이칸 4S./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셰,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판매량은 급격하게 늘었다. 이들 브랜드의 판매량은 각각 8167대, 484대, 211대, 323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3%, 91.3%, 44.5%, 14.9%씩 증가했다. 기존 모델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상에서 다용도로 사용하기 편한 SUV 위주로 판매량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와 소비자들이 개성을 드러나기 위해 더 비싼 브랜드를 찾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도 눈에 띈다. 올해 디젤차 판매량은 3만4886대로 전년 동기 7만244대 대비 50.3% 급감했다. 가솔린차 판매량도 12만7382대로 작년 같은 기간 13만2676대 대비 4%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6만6150대, 1만8661대, 5163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8.6%, 161.7%, 65.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