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가 이르면 이번주 매각 주간사 선정에 나선다. 10여년 만에 또다시 쌍용차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중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위한 매각 주간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증권사와 회계법인 등 7∼8곳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 주간사로 현재 조사인을 맡고 있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지난 17일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해 평택에서 행진을 시작한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쌍용차는 이후 선정된 매각 주간사를 통해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 4∼5곳을 추려 실사를 진행하고, 인수의향서 등을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은 다음달 10일까지 한영회계법인이 제출할 조사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보고서에서 회사를 청산하지 않고 지속하자는 의견이 제시돼야 매각 작업도 추진되는데, 보고서에는 청산보다는 회생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 그동안 쌍용차의 우선 협상 대상자였던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투자 의향을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등 중소기업 3곳이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상태다. 중국과 미국 업체도 공개 입찰시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의 적극적인 인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앞서 HAAH는 미국 판매망을 활용해 쌍용차 생산 규모를 확대하겠다며 인력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해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리인은 절차상 7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데, 그 전에 투자자를 찾아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쌍용차 노조는 3박4일간 평택 공장에서 국회까지 도보 행진을 하며 정부에 대출 등 경영 정상화 지원을 촉구했다. 정일권 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며 사람을 잘라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며 “노동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만큼은 고민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