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소상공인의 재창업과 취업, 재기 포기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이뤄진다. 정부는 폐업 결정부터 재기까지 걸린 기간과 비용, 소득 변화 등을 분석해 지원 정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폐업자 수나 폐업 사유를 집계하는 기존 통계에서 벗어나, 폐업 이후의 경제활동과 재기 경로를 파악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의 한 건물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31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중기부의 재기 지원사업 성과 분석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재기 지원사업 정책 수혜를 받은 소상공인 5200명을 대상으로 폐업과 재기 현황을 살펴보고,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12월 중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전화·모바일·이메일을 통해 경제활동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폐업 여부와 참여한 지원사업, 업종, 지역, 성별, 연령대 등을 기준으로 조사 대상을 구분해 진행된다.

중기부는 올해 처음으로 폐업 소상공인의 재창업·취업 등 재기 경로를 추적·분석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개인·법인 사업자의 폐업 신고가 2024년 100만8282건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62만4000건에 달했지만, 폐업한 소상공인이 이후 어떤 방식으로 경제활동에 복귀했는지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없었다.

이에 따라 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재창업·취업·포기 등 경로별 선택 사유와 애로 사항, 준비 과정과 소요 기간을 파악하기로 결정했다. 폐업 이후 재창업을 했다면 소요 비용·매출·고용 현황을 살펴보고, 취업을 했을 경우 직종·고용 형태·소득 등을 분석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폐업 과정도 들여다본다. 폐업 횟수와 원인, 폐업에 걸린 기간과 비용, 폐업을 결정한 시점과 실제 행정상 폐업 처리 시점의 차이, 폐업 이후 생계 수단 등을 조사한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지원사업별 실효성도 평가한다. 사업 정리 컨설팅은 수행 기간과 컨설턴트 역량을, 점포 철거비 지원은 3.3㎡당 최대 20만원인 지원 단가와 최대 600만원인 한도의 적정성을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지원·채무 조정은 전문성과 절차 편의성과 문제 해결 여부를 분석할 전망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원사업별 성과 지표의 변화와 원인을 분석해 소상공인 재기 지원 정책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매출·고용·취업률·재창업률 등 증감 배경을 살펴보고,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사업별 지원 대상과 방식, 지원 수준을 정교화한다는 구상이다.

복수의 중기부 관계자는 "제2차관실을 중심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소상공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데이터 확보·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신용데이터 등 민간기업과 함께 통계 시차를 줄이거나 약 134만명 규모의 소상공인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업종·지역별 정책 정보 제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도 폐업 이후의 재창업·취업·포기 경로까지 데이터화해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 체계를 정교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