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새로운 브랜드 출시 과정에서 일부 상표 등록을 실패했다. 기존 상표와 유사하다는 판단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형태의 상표를 이미 등록해 둔 만큼 브랜드 운영과 사업 확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견기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최근 아이아이컴바인드가 특허심판원의 상표 등록 거절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은 확정됐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해 1월 공식으로 'ATiiSSU(어티슈)'를 출시했다. 젠틀몬스터,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에 이은 네 번째 브랜드다. 젠틀몬스터가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규모를 확장한 것처럼 어티슈도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가 소셜미디어(SNS)에 어티슈 모자 착용 사진을 올리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브랜드 출시에 앞서 2023년 55개의 'ATiiSSU' 상표를 출원했다. 이 가운데 영문자 'A'를 상단에, 'TiiSSU'를 하단에 배치한 형태의 상표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특허청은 '티슈(TISHU)'라는 선등록 상표와 유사하다고 봤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특허심판원에 "상표를 '어티슈'나 '에이티쑤'로 인식해 기존 상표와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불복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아이아이컴바인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핵심 식별 요소를 'TiiSSU'로 판단한 결과다. 'A'는 일반적인 관사에 불과한 반면 'TiiSSU'의 식별력이 높다고 봤다. 'TiiSSU'는 '티슈' 또는 '티수'로 발음될 수 있어 선등록상표 'TISHU'와 호칭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데다, 두 상표의 지정 상품 모두 의류·모자·스카프 등으로 겹쳐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다고 결론 냈다.
해당 상표 등록이 거절됐지만 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atiissu' 문자 상표를 비롯해 의류, 유모차, 가방, 장신구, 침구류, 소매업 등 여러 상품군에서 상표를 등록했다. 이번 판단이 특정 상표에 국한된 만큼, 아이아이컴바인드 역시 사업 전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다.
통상 기업들은 신규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다양한 방식으로 문자 상표와 로고, 결합 상표 등을 각각 출원해 상표권을 확보한다. 지정 상품과 상표 형태별로 권리 범위와 심사 단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어티슈'처럼 지정 상품을 넓혀 출원하면 브랜드 확장 시 상품군별 권리 공백도 줄일 수 있다.
안슬아 법무법인 대진 변호사(변리사)는 "브랜드 확장 전략에서 다양한 형태로 권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특정 상표가 거절되더라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일·유사 선등록 상표가 있는 영역에서는 형태를 바꿔도 상표의 핵심 식별 요소가 같으면 등록이 막힐 수 있다"며 "출원 전 선행 상표 조사와 핵심 식별 요소를 바꾸는 대체안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