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법 유통 사이트 차단과 단속 강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중소·중견 웹툰 플랫폼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불법 유통으로 이탈했던 이용자가 플랫폼으로 유입되면 매출 확대와 유료 결제 전환율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 웹툰 플랫폼들은 정부의 불법 사이트 차단 강화 기조 이후 회원 수와 유료 결제액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법 개정에 맞춰 11일부터 '불법 사이트 긴급 차단·접속 차단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자 '뉴토끼' 등 국내 대표 불법 웹툰 사이트가 잇따라 자진 폐쇄했다.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과 유료 결제액 증가 가능성 등을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탑코미디어(134580), 레진엔터테인먼트, 투믹스 등이 대표 중소·중견 웹툰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플랫폼 대비 광고·글로벌 서비스·영상 제작 등 부가 사업 비율이 크지 않다. 드라마·영화·굿즈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사업 확대에서도 격차가 있어 플랫폼 내 유료 결제와 충성 이용자 확보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그간 불법 유통 사이트에서 무료로 모든 작품을 볼 수 있고 접근이 쉬워 이용자가 몰렸다. 문체부에 따르면 2022~2023년 온라인 불법 웹툰 피해 추정액은 8400억원으로, 웹툰 산업 총 매출 규모(2조1890억원)와 비교하면 약 4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차단 조치가 본격화하면 불법 사이트에 머물던 이용자 일부가 합법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대적인 불법 유통 사이트 차단을 계기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탑코미디어는 지난해 4월 한국·북미·대만 웹툰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던 관계사 탑툰과 합병하면서 연결 기준 매출 486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불법 사이트가 차단되면 신규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인기 웹툰 IP의 AI 애니메이션화와 애니메이션 전용 오리지널 작품도 플랫폼 내에서 소비될 여지가 커진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투믹스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17억원)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대형 플랫폼에 비해 유료 결제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불법 유통 감소 효과가 실적에 직접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유통 사이트 폐쇄와 개설이 과거에도 반복된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불법 사이트에서 최신 회차를 볼 수 없을 때 플랫폼 결제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 웹툰 플랫폼은 성인 독자층 중심 콘텐츠가 많아 충성 독자층을 확보하면 유료 전환 효가가 빠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불법 사이트에 머물던 이용자 일부만 돌아와도 체감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