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는 이제 단순한 콘텐츠 생산자를 넘어 커머스와 뷰티, 푸드 등 다양한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주체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인플루언서 산업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야 합니다."(김현경 대한인플루언서협회 회장)

"인플루언서를 스타트업과 함께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핵심 산업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합니다."(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

대한인플루언서협회가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글로벌 인플루언서 보이스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핵심 주제는 '인플루언서 보이스'다. 인플루언서 산업이 지난 10년간 급성장하며 콘텐츠 산업과 소비재 수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산업을 이끄는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의 의견은 제도와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김현경 대한인플루언서협회 회장이 9일 '글로벌 인플루언서 보이스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용선 기자

실제로 인플루언서들은 단순한 마케팅 채널을 넘어 자체 브랜드와 상품을 기획·판매하는 콘텐츠 생산자로 역할이 확대됐고, K뷰티 등 주요 수출 산업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소상공인의 유통 채널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정책, 정부 규제, 기업 기준 등 주요 의사결정 구조에서 인플루언서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보이스 포럼'은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는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약 70명을 비롯해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와 국회, 기업인, 전문가 등 120여명이 참석해 현장 의견을 공유하고 인플루언서 산업화와 성장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김현경 대한인플루언서협회장은 인사말에서 "인플루언서 산업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 플랫폼 정책의 일방성, 창작자 보호 부재, 글로벌 진출 지원 한계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인플루언서가 성장 정책 논의의 주체로 참여해 산업의 방향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정책 공백으로 인한 제약이 발생해왔다"며 "인플루언서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면밀히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인플루언서 현장의 목소리와 산업화 방향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도 열렸다. 유 원장은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시드 투자부터 액셀러레이팅, 스케일업, 글로벌 진출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인플루언서 역시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산업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와 성장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슈카월드', '도티', '김프로' 등 유명 크리이에이터와 MCN 기업 '샌드박스' 차병곤 대표가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박용선 기자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는 "인플루언서도 기업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슈카월드처럼 일정 규모를 갖춘 크리에이터조차 미래에 대한 불안이 존재한다"며 "인플루언서를 개인이 아닌 기업으로 보고, 스타트업처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루언서가 창의성을 발휘하며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도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세대 크리에이터 '도티'는 "인플루언서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콘텐츠"라며 "크리에이터의 기업화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MCN 기업 '샌드박스'의 차병곤 대표는 "전업 인플루언서와 고용 인력, 인플루언서 기업 등 산업의 범위와 규모를 먼저 명확히 정의하고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봉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은 "인플루언서 관련 정부 정책은 산업부를 비롯해 여러 부처가 연관돼 있는 만큼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산업부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한국 제품의 해외 진출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해 인플루언서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인플루언서협회는 인플루언서 산업 육성을 위한 '6대 핵심 사업 로드맵'을 발표했다. 협회는 산업 규모와 수익구조, 수출 성과를 분석하는 실태조사와 정책연구를 추진하고, 4단계 클린 인증 체계를 도입해 자율규제 기반의 K표준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창작자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K인플루언서를 수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인플루언서를 연계한 판로 및 마케팅 지원과 함께 AI 기반 콘텐츠 제작 지원과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크리에이터 콘텐츠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