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활성화를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600억원대 할인쿠폰 사업비를 증액해 달라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공공 배달 앱 이용률을 높여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일회성 대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5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중기부는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올해 추경에서 '소상공인 스마트화지원-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 사업의 할인쿠폰 예산 635억원 증액 필요성을 전달했다.
정부가 마련한 추경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으로, 중기부는 국회 요청에 따라 해당 사업을 마련하고 예산 증액을 건의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편성한 추경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 동의를 전제로 예산을 늘릴 수 있다. 당초 사업비는 3억원에 그쳤으나 규모가 커졌다.
중기부는 공공 배달 앱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에 이은 3대 플랫폼으로 육성해 배달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공성과 시장성이 우수한 공공 배달 앱을 지정해 600억원 규모의 소비자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구상을 국회에 전달했다. 35억원은 홍보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신한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공공 배달 앱 '땡겨요'에서 할인쿠폰 420억원 발급 시 총 매출이 2979억원 발생했다는 사례도 거론했다. 지역화폐·온누리 상품권과 할인쿠폰 연계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공공 배달 앱을 통한 소상공인 부담 완화가 목표지만, 일각에서는 정책 효과의 지속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한시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650억원을 들여 12개 공공 배달 앱 전체에 일반 결제 시 적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지급했다.
올해는 중기부가 공공 배달 앱 사업을 맡았다. 지난해 2026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86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예산안 편성 당시 농림부와 중기부가 서로 사업을 가져오려고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기부가 사업을 이관받은 뒤 올해 예산안을 심사할 때 할인쿠폰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본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경에서 재차 할인쿠폰 예산 증액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할인쿠폰만으로 소비 진작 효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농림부가 사업을 맡았을 당시 점유율 4%에 불과했던 공공 배달 앱은 할인쿠폰 발급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점유율 11%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2월 기준 8.8%로 다시 내려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할인쿠폰이 없으면 주문이 줄어드는 공공 배달 앱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마중물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해마다 세금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코로나19 기간도 아니므로 공공 배달 앱 지원 명분이 약하고, 고령자나 아동을 키우는 가구 등을 중심으로 한 지원은 타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공 배달 앱 연구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도 살펴볼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소위 정부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일반 결제 외에도 온누리 상품권과 지역 화폐를 공공 배달 앱 결제 때 할인쿠폰을 연계하는 방법을 구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