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페인트·도료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일부 업체가 두 자릿수 인상을 단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여부 조사에 착수하면서 시장 긴장도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시장의 페인트 업체./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조광페인트(004910)강남제비스코(000860)는 지난 3월 하순 거래처에 전 제품 가격 인상 공문을 발송했다. 조광페인트는 통보와 동시에 가격을 올렸고, 강남제비스코는 분체 제품을 10% 이상, 주요 제품을 최대 15% 이상 인상했다.

앞서 삼화페인트(000390)공업, 노루페인트(090350), KCC(002380)도 지난달 공급가 인상을 통보했다. 인상 폭은 대부분 두 자릿수로, 노루페인트는 일부 신나 제품 가격을 40~55%까지 올리기도 했다.

배경에는 원재료 비용 급등이 있다. 도료 산업은 납사·용제·수지 등 석유화학 기반 원료 비중이 높아 국제 유가와 환율 영향을 받는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갈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커지면서 유가 변동성이 확대했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상승해 제조 원가 부담이 커졌다.

가격 인상을 예고한 KCC는 이달 1일 인상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조에서 페인트 가격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KCC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데 동참하기 위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격 구조상 판매할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가격 정책을 신중하게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업체들이 원재료 비용 증가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담합 의혹도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5개사 본사와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원가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제품가 인상을 사전에 합의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