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0주년을 맞은 무림그룹이 오너 3세 체제로 넘어가는 분수령에 섰다.

무림은 오너 3세인 이도균(48) 대표가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부친인 이동욱(78) 회장이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으로 전통 제지 시장이 구조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무림페이퍼(009200) 등 핵심 계열사 실적이 둔화했다. 무림그룹이 3세 경영 체제를 본격적으로 안착시켜야 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주주 이도균, 지주사 정점서 그룹 전면 지휘

무림그룹은 고(故) 이무일 창업주가 1956년 그룹 모태인 무림제지(현 무림SP)를 설립하며 출범했다. 현재 그룹은 지주사 무림SP(001810)를 정점으로, 무림SP가 인쇄용지 제조 계열사 무림페이퍼를 지배하고, 무림페이퍼가 펄프·제지 제조 계열사 무림P&P(009580)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그래픽=손민균

이도균 대표는 무림SP 지분 21.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동욱 회장은 무림SP 지분 20.84%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의 동생인 이동근씨도 지분 19.20%를 가지고 있다. 오너일가의 지주사 지분이 총 61.41%로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췄다.

무림페이퍼는 무림SP가 지분 19.65%를 보유하고 있고, 이동욱 회장이 18.93%, 이도균 대표가 12.31%를 보유하고 있다. 무림P&P는 무림페이퍼가 66.9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도균 대표는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무림SP 전략기획실장과 무림페이퍼 전략총괄, 제지사업부본부장 등 그룹 요직을 거쳤다. 2020년부터 무림SP, 무림페이퍼, 무림P&P 3곳의 대표를 겸임하며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무림SP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현재 이 대표의 과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다.

무림페이퍼는 지난해 매출 1조2668억원,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3.3% 급감했다.

무림P&P는 지난해 2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7316억원으로 9.9% 감소했다.

디지털화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 감소와 국제 펄프 가격 하락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이도균 대표는 친환경 종이 개발과 화장품, 식품 포장재 등 패키징 사업 확장에 나서며 그룹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3세 지분 승계...지주사 중심 단계적 증여

경영 성과와 맞물려 지분 승계도 중장기 과제로 떠오른다. 이동욱 회장이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승계가 시급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지만, 중장기 로드맵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지주사 중심의 단계적 증여다. 이동욱 회장이 보유한 무림SP 지분(20.84%)을 이도균 대표에게 수년에 걸쳐 분할 증여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이미 최대주주(21.37%)이지만,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 지배력은 더 강화된다. 세금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수년간 나눠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주사 구조 재편도 거론된다. 무림SP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거나 합병,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이 대표 중심의 지배 체계를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도균 대표가 실적 개선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승계 명분도 강화된다"며 "지주사 지분 이전은 시간 문제지만, 결국 시장은 성과를 보고 3세 체제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