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업계 성수기인 봄이 도래했지만, 국내 토종 자전거 기업 삼천리자전거(024950)는 기대만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의 배임 혐의 기소에 따른 오너 리스크가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5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삼천리자전거는 지난달 12일 김석환 회장이 13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공소 제기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26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주식 거래 재개 여부와 향후 절차가 갈릴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배임 규모는 100억원대로 거론됐으나, 현재 공소장에 적시된 금액은 13억원이다.
김 회장은 기아 창업주 고(故) 김철호 회장의 손자다. 삼천리자전거는 1979년 기아산업에서 분사해 출범했다. 김 회장은 199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 회장의 첫 재판은 오는 4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삼천리자전거의 실적 흐름만 보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 1755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302.5% 증가했다. 2023년 매출 1067억원, 영업손실 62억원과 비교하면 뚜렷한 반등이다. 원가 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전기자전거 판매 증가도 한몫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전기자전거 브랜드 '팬텀', 접이식 전기자전거 '폴라리스'와 인기 캐릭터 '프린세스 티니핑'을 적용한 유아용 자전거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100여종 제품 라인업을 공개, 봄철 성수기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오너 리스크는 이 같은 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26일 삼천리자전거를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면 주식 거래는 즉시 재개된다.
반면 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거래정지 상태에서 기업심사위원회의 본심사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배임 규모, 회사 재무에 미친 영향,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심사 결과는 상장 유지,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중 하나로 20일 이내 결정된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김석환 회장 배임 관련) 최종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오너 리스크 장기화가 경영 안정성과 시장 신뢰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되면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거래소 판단과 회사의 후속 조치가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