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와 방위사업청이 2030년까지 방산 스타트업 100개, '벤처천억기업' 30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제조·대기업 중심으로 굳어진 방위산업 구조에 균열을 내고, 인공지능(AI)·드론 등 첨단기술 스타트업을 전면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두 부처는 23일 '방산 스타트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대통령 주재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의 후속 조치다. 창업진흥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6개 기관과 처음으로 정책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9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린 '2026 국제방산전시회(WDS 2026)'에서 에어쇼를 펼치고 있다./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정부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현대전은 AI·데이터 기반 전술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체계종합업체 중심의 공급 구조로는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미국에선 쉴드AI, 안두릴, 팔란티어 같은 기업들이 자율비행 드론과 AI 전술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방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평균 업력 10년 안팎의 이들 기업은 민간 기술을 군사 영역에 빠르게 이식하며 판을 바꾸고 있다.

국내에서도 니어스랩, 파블로항공, 젠젠에이아이 등이 드론·합성데이터 분야에서 민·군 시장을 동시에 노린다. 그러나 복잡한 방위사업 절차, 낮은 정보 접근성, 보안 규제는 여전히 높은 문턱이다. 방산 참여 기업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진입·성장·상생' 3단계 전략으로 풀겠다고 했다.

우선 '방산 스타트업 챌린지'를 통해 육·해·공군과 체계기업이 스타트업과 직접 협업하도록 한다. 우수 기업에는 군 실증 기회를 주고, 체계기업에는 동반성장평가 가점을 부여한다. 드론·로봇·AI 분야에선 공급자가 무기체계 개념을 제안하는 공모형 획득 제도도 도입한다.

군 데이터 접근도 확대한다. '국방 AX 거점'을 통해 군 수요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K-스타트업 종합포털에 국방 관련 인프라·지원사업 정보를 통합 제공한다. 보안 인프라 지원도 강화한다.

창업 기반도 넓힌다. '방산 창업중심대학'을 신설해 대학·연구기관의 딥테크 전문가와 군·국방대 등 국방 도메인 전문가를 묶는다. 연구개발(R&D)–실증–창업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협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와 방산 전문학교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도 신설한다.

성장 단계에선 R&D부터 양산까지 패키지 지원을 추진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 한 곳을 'K-방산 스타트업 허브'로 지정하고, 방산 제조 중소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지원한다. '넥스트유니콘 프로젝트 펀드'와 'GVC30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와 수출 연계도 돕는다.

지역 기반 확장도 병행한다. 조선·반도체·AI 등 특화 산업과 연계한 방산혁신클러스터를 확대하고, 한·미 조선 협력과 맞물린 함정 MRO 분야 클러스터도 추진한다. 지역 거점 대학과 연계한 방산 전문 인력 공급 체계도 강화한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도 과제로 제시했다. 체계기업 15개사를 대상으로 상생수준평가를 실시하고, 우수 기업에는 원가 산정과 수출 절충교역 인센티브를 준다.

국산 부품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무기체계에 우선 적용하고,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품은 정부가 관급 방식으로 적용을 책임지겠다는 방안도 담겼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제는 군 소요를 선도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방산 유니콘의 토대를 다질 시기"라고 했다. 이용철 방사청장도 "스타트업의 혁신적 아이디어에 정책적 마중물을 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