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0위권에서 중견기업으로 밀려난 웅진그룹이 오너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며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다. 기존 교육·출판 중심 사업 구조에 상조업을 더해, 고객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재건의 중심에는 웅진그룹 창업주 윤석금(81) 회장의 차남 윤새봄(47) 부회장이 있다. 윤 부회장은 현재 그룹 지주사 웅진(016880) 대표이사로 경영 실무를 맡고 있다. 그는 웅진 지분 16.3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윤 부회장은 약 10년 전 배우 유설아씨와 결혼해 재벌가 2세와 연예인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웅진 지분 12.88%를 보유한 윤 부회장의 친형 윤형덕(49) 렉스필드컨트리클럽 부회장도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두 형제는 지주사 웅진을 통해 교육·출판 기업 웅진씽크빅, 레저기업 웅진플레이도시, 골프장 운영사 렉스필드컨트리클럽, 화장품 제조사 웅진휴캄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도서 도매업체 웅진북센과 영어교육 전문기업 웅진컴퍼스도 거느리고 있다. 웅진그룹이 지난해 6월 인수한 상조기업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웅진이 100% 출자한 자회사 WJ라이프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2세 윤새봄 전면에…프리드라이프 인수 '부활 신호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웅진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윤 회장은 2012년 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사업 재편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하던 지분을 두 아들에게 모두 증여했다. 현재 윤 회장은 그룹 총수로서 경영 현안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며 그룹의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웅진 2세 경영 체제는 2023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2009년 웅진씽크빅에 입사한 윤새봄 부회장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6년 웅진씽크빅 대표를 맡았다. 2023년에는 웅진 대표에 오르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고,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윤 부회장은 교육 사업의 디지털 전환(DX)을 주도했다. 그는 디지털 기기와 결합한 회원제 독서·학습 프로그램 '웅진북클럽'을 도입했고, 최근에는 AI 기반 독서 플랫폼 '북스토리' 등을 선보이며 웅진씽크빅의 변신을 꾀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6월 웅진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이번 인수는 윤새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주 윤석금 회장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재계 30위권까지 키웠던 것처럼, 오너 2세 역시 M&A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웅진그룹의 초등학생 중심 교육 사업 성장세가 둔화되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상조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선택했다. 교육·출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현재 윤새봄 부회장은 웅진프리드라이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인수 이후 경영 전반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계열사 부진 속, 상조 시너지 창출 관건
윤새봄 부회장의 과제도 있다. 핵심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의 성장 정체다. 웅진씽크빅의 매출은 2022년 9332억원에서 2025년 7973억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5억원 흑자에서 104억원 손실로 전환됐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작년 8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안착과 그룹 내 시너지 창출도 시험대에 올랐다. 웅진그룹은 단순 장례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웨딩·시니어 케어 등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라이프케어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웨딩·케이터링 전문기업 티앤더블유코리아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웨딩 사업에도 진출했다.
일각에선 인수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웅진그룹은 웅진프리드라이프 인수 금액 8800억원 가운데 약 6000억원을 차입매수(LBO) 방식의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향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재무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종합 라이프케어 전략을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과거 공격적인 M&A 이후 재무 위기를 겪은 전례를 고려하면, 외형 확대보다 재무 건전성을 우선하는 보수적인 경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